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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홍보물 제작 예산 후려치기의 함정

리퍼블릭 편집부

어제는 기업홍보물 제작 문의 전화를 받았다. "1200 안에 맞춰주실 수 있나요?" 사람들은 편집기획을 너무 우습게 본다. 그냥, 글 받아서 디자인하고 인쇄하면 끝. 그렇지만 보통의 상상력들이란 너무 단편적이라 막상 인쇄소에서 결과물이 박스째로 도착했을 때 자신의 상상과 현실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알아차리게 된다. 기업홍보물 편집기획의 틈은 원래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디테일과 디테일 사이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인쇄물들을 쓰레기통으로 보내본 사람만이 어떤 기획이 잘 된 것인지, 이게 인쇄물로 나왔을 때 성공할지 알 수 있다.



대기업 사보 제작 경험은 별 것 아닐 수 있다. 왜냐하면 기획과 제작이라는게 어차피 그들의 니즈에 맞춰서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다소 악마같은(?) 그들의 갑질을 견뎌내고 한 개의 정기간행물을 납품했다는 것 자체가 바로 사보기획자의 인증마크다. 그 결과가 아무리 '구려도' 그의 단련은 포트폴리오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각설하고, 사보제작이나 매거진 제작 의뢰가 들어왔을 때 그들이 견적서 하나 보내달라고 하면, 나는 일단 감사하다고 하고 기회가 되면 보내드리겠다고 정중하게 말한 뒤에 답신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차피 견적 싸움 할 거면 우리가 어떻게 크몽을 이기겠는가. 열심히 검색해서 사보기획사, 사보제작 대행을 검색했다면 최소한 그 이상의 퀄리티를 찾아서, 혹은 커스터마이징을 원해서일 텐데 그 앞에서 최저가를 찾는 '욕심'은 결국 짬뽕 맛집을 찾아가서 스테이크를 찾는 식이다. 훌륭한 사보기획사, 사보제작 대행을 찾는다면 차라리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것이 낫다. 견적서를 요청하기 전에 그들이 어떤 기업들, 내지는 기관들과 일을 해왔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먼저다 . 포트폴리오는 전무한데 레토릭이 휘황하거나, 가격이 터무니 없이 싼 곳은 짐작하다시피 어차피 뒷골목 퀄리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나 최근에는 사보대행사 중에서 경험치가 전무한데 마케팅으로 그냥 밀어붙이는 곳이 꽤 있다. 그들의 현란한 홈페이지와 말발에 잠시 넋을 잃기도 한다. 하지만 경험이 있는 홍보담당자는 결코, 말만 믿고 일을 의뢰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근성'이다. 사보제작에 있어서 단가 후려치기는 말할 가치가 없다. 왜냐하면 사보를 만드는 것 자체가 잉여 예산으로 가치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홍보예산을 아예 깎으면 모를까 기왕에 쓰기로 한 것인데 100, 200만원을 비딩한답시고 견적 투어를 하면 과연 좋은 사보기획사, 사보대행사를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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