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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필작가와의 궁합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1월 6일
2분 분량

서비스직에는 맞지 않는 분인 것 같네요."

엊그제 계약 해지를 권고하며 돌려보내는

고객이 해주셨던 말입니다.

기분이 나쁠 말은 아니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필작가는 서비스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설마 예술가라고 생각할 리도 없죠)

​

대필작가는 서비스직이다?

서비스는 가치 경쟁이 무의미할 때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한 발을 더 뻗는 행위를 말합니다.

정수기 렌탈을 할 때 현금 서비스를 누가 더 많이

주느냐, 이건 정수기 렌탈의 가치가 회사마다

비슷하다는 뜻이고, 고로 뭔가 더 고객에게 해주지

않으면 고객이 나를 선택하지 않기에 내가 덤으로

뭔가를 해주거나 립서비스를 한다는 뜻입니다.

​

하지만 대필작가는 유일무이한 존재입니다.

​

요즘이야 제미나이나 챗지피티가 있다지만,

저는 이 친구들이 파트너라고 생각하지 경쟁자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그 이유는 직접 써보면 알게 됨)

어떤 대필작가가 나한테 서비스를 잘한다는 뜻은

뭘까요? 이 사람은 가치 경쟁에서 우위 요소가 없기

때문에 말을 최대한 잘하거나 뭔가를 덤으로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고객이 나한테 올 테니까요.

그럼 역으로 이런 질문이 가능합니다.

가치 경쟁에서 우위 요소가

없는 대필작가와 일하는 것이 최선인가?

정수기라면 그래도 될 겁니다. 2년 마다 어차피

바꿀 테고 정수기 잘못 선택했다고 가족들의 건강이

두동강 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

하지만 대필작가를 잘못 선택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경험을 안 해봤기 때문에 잘

상상을 못합니다. 원고 수정을 수십차례를 하다보면

내가 이 작가한테 맡긴 건지, 내가 쓰는 건지 헷갈릴

지경이 되실 거예요. 세상 일이 내 맘처럼 되는 건 잘

없지만, 특히 책 대필의 경우 글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내 글을 더 잘 써주는 게 아니라는 걸, 한 번 맡겨본

사람은 뼈저리게 느끼는 사실이죠.

​

아까 얘기로 돌아오면 저는 대필작가가

최대한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믿는 의뢰자와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귀책사유가 저에게 1도 없지만

웃돈까지 얹어서 보내드렸죠. 그렇게 하는 이유는

제가 오만해서가 아니라, 서비스를 기대하는 저자에게

저 같은 대필작가가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마사지샵을 가려는 사람이

피부과로 들어간 격이랄까요.

​

아무튼, 대필작가가 집필 비용을 파격적으로 깎아주거나

서비스를 과하게 하고 있다면 마음속으로 심호흡을

한 번 하셔야 합니다. 그 모든 이벤트는 글이 나오기 전까지

그러니까 계약을 할 때까지의 과정이니까요.

정작 내 책에 필요한 게 좋은 서비스인지, 더 나은 콘텐츠인지

한 번만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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