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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제작 정책 추진 과정 기록이 필요한 경우?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4월 28일
  • 2분 분량



세상에는 많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데 공무원 세계는 이런 이슈들의 축소판인 것 같습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철밥통 공무원’은 하루 종일 문서 작업만 하지 특별한 변화가 없는 세계라고 오해합니다만, 실은 공무원 세계야말로 온갖 인간군상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투쟁의 각축장입니다.

백서제작 예산이 없을 때는?

엊그제는 모 공공기관에서 급히 연락이 와서 미팅을 다녀왔습니다. 이유인즉슨, 조만간 퇴임 예정인 그 기관의 장이 최근 언론에서 지역 경제에 파장을 몰고 올 결정을 폭탄선언 했고,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던 해당 부서는 그야말로 혼돈에 빠진 상태였는데, 해당 부서의 팀장은 “이걸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누군가는 다칠 것”이라며 백서 제작을 결심했던 것입니다. 경험 많고 노련한 이 실무자는 그동안 숱한 정권을 거치면서 ‘국민 정서’의 민감함과 이에 쉽게 휘둘리는 지도자들의 ‘권력’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았던 것 아닐까요.

문제는 늘 그렇듯 예산이었습니다. 예상에 없던 지출인 만큼 이런 저런 자투리 예산을 마른 수건 짜듯이 끌어 모아야 했고, 그럼에도 전체 예산이 턱없이 적었죠.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인쇄까지는 할 필요가 없었고, 기획에서 집필, 편집디자인까지만 하면 된다는 거였지만 기본적인 품은 적잖이 들어갈 것으로 보였습니다. 저희는 백서 제작 마감까지 3.5개월을 예상하면서 예산을 맞출지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렸지만, 팀장님은 “외상이라도 가능하면 진행해달라”고 간곡히 부탁하셨죠. 저희는 결국 백서 제작을 수락했지만 인정에 끌려서도, 돈 때문도 아닌 ‘해보지 않았던 분야’였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의 다양한 백서 제작을 해보면 환경, 인권, 청소년, 여성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정책 내용을 만나보게 되는데요. 그동안은 ‘부동산’ 쪽은 해보지 않았던 터라 우선 관심이 생겼습니다. 무엇보다 해당 내용이 민감한 이슈를 다루고 있는 만큼, 실무자들의 준비 및 대응 과정을 인터뷰를 통해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죠.

백서제작, 예산에 맞춰서 할 수 있을까

아마 백서 제작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이 점은 알고 수락한 것이고, 부탁한 쪽에서도 어떻게든 9월 국정감사 전에 끝내달라며 7명의 실무자들이 모두 도와줄 거라고 했지만, 이 말은 사실상 이 일을 자기 것처럼 매달려달라는 부탁이기도 합니다. 물론 저희는 사업을 하는 입장이다보니 줄 것과 받을 것을 잘 챙겼지요. 백서 제작을 최대한 예산과 기한에 맞추어 진행하되, 선금 진행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비교적 백서 제작 예산치고는 소액이었지만, 아무래도 선금을 받고 추진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했네요.

경험상 이쪽 기관이 일을 빠르고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데다가 맺고 끊음이 꽤 분명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몸이 고생하면 마음은 오히려 편하게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요령’도 있었네요. 올 여름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뜨겁게’ 보내게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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