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숏츠로 돈벌기, 파랑새와 망상 사이
- 리퍼블릭 편집부
- 4월 21일
- 7분 분량

유튜브 숏츠 수익, 파랑새와 망상 사이
유튜브 숏츠에 중독되었다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유튜브 숏츠를 만들어서 돈을 벌려는 사람도 늘었다. 그걸 가르쳐주겠다는 강의는 너무나 많은데, 숏츠 수익화로 한 달에 얼마를 벌어 급하게 퇴사했다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은 줄 몰랐다. 더 놀라운 건 그 수많은 강의의 내용은 큰 틀에서 대동소이한데도, 유료 강의를 판매하기 위해 모집하는 무료 강의에 사람들이 몰린다는 것이다. SNS를 잘 몰라도 하루 1시간만 ‘덜컥덜컥’ 따라 하기만 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 소수에게만 옳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도, 그러니까 돈을 버는 게 그리 쉽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강의에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되는 건 ‘자본주의형’ 인간의 본능 같은 걸까.
얻을 것과 잃을 것을 결정하기
마흔 살이 넘고 보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는 시간과 사랑과 마음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무슨 일이든 ‘마음’이 없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고, 아무리 남들이 좋다는 것도 내가 내키지 않으면 나와 상관없는 일일 뿐이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점점 더 빨리 지나가고, 그렇기에 어떤 일을 선택하거나 무언가에 관심을 갖게 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어떤 일에 마음을 두고 시작한 이후에도 그 일을 잘 하기까지, 그러니까 그 일로 돈을 벌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과도 같다. 과연 얼마의 시간을 투자해야만 내가 마음을 둔 일에서 돈이 ‘제대로’ 벌릴 수 있는지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자신이 마음을 둔 일로, 시간을 투자하기만 하면 그 일에 성공이 주어지는 건 아니다. 세상에는 마음을 둔 일에 적잖은 시간을 쏟아붓는데도 성공은커녕 ‘생존’에 허덕거리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숱하게 많다.
어제 저녁에 한 TV예능 프로그램을 보는데, 식품 대기업을 퇴사한 3명의 50대 남자들이 노량진의 라면 가게를 어렵게 운영해나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각자가 홀 서빙, 주방 조리, 경영 관리 등의 역할을 성실히 나누어 맡고, 다양한 라면 메뉴를 개발하고 맛과 위생을 성실히 관리해나가고 있음에도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채 안 될 때가 많다고, 장사가 왜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방송에서는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서 손님들에게 냉정한 평가를 남겨달라고 하기도 했는데, 하나같이 라면이 맛있고 또 오고 싶다는 칭찬 일색이었다. 대체 뭐가 문제인 걸까?
이를 유튜브 숏츠 수익화의 공식에 대입해보자. SNS를 하지 않는 사람도 생성형 챗봇의 도움으로 콘텐츠를 자동으로 만들어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는 건 마치 유명 맛집 레시피를 입력하면 알아서 라면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기계가 있다는 것과도 같다. 이렇게 만든 라면 메뉴를 인건비를 최소화해서 최저가로 팔면 그 라면 가게는 성공할까? 장사를 모르는 나 같은 사람도, 장사가 그렇게 단순하게, 호락호락하게 돌아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쯤은 느낌으로 알 수 있다. 그런데 유튜브 숏츠 수익화 또한 일종의 장사라면, 이렇게 기계적으로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과연 광고 수익을 쉽게 벌어다 줄 수 있는 것일까?
여기엔 답이 없다. 나는 유튜브 숏츠로 쉽게 돈을 벌 수 없다, 고 성급하게 결론내리려고 하는 게 아니다. 세상에는 장사가 죽을 만큼 어렵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 장사만큼 쉽게 돈을 버는 영역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유튜브 숏츠로 월 수천만 원을 번다는 사람들 중에는 숏츠 수익화만큼 세상에 쉬운 돈벌이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사람 나름이다. 영어강사를 하다가 우연히 유튜브 숏츠 수익화에 매료되어 큰 돈을 번 A 유튜버는, 콘텐츠 자체보다 중요한 건 그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양산하는 ‘기획력’이 핵심 노하우라며 자기 채널의 일부를 공유(*영업비법 공개)하기까지 했다.
이 사람의 유튜브를 보다가 알고리즘에 의해 타고 들어간 B 유튜버의 경우 이슈 몰이 중심의 숏츠 양산화는 수익은 일시적으로 치솟을 수 있겠지만, 결국 독이 될 거라며 수만 회를 찍던 채널이 점차 ‘망해가는’ 과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재미있게도 그 역시 영어강사 출신이었는데, 그는 왜 광고 수익 중심의 숏츠를 하지 말아야 하며 자신이 찾은 새로운 대안으로 ‘유튜브 쇼핑’을 통한 상품 판매의 가능성을 A/B 테스트로 검증했던 과정을 설득력 있게 편집해서 영상으로 올렸다.
그 시점에서 그는 열심히 소위 ‘트래픽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기존의 수만 명의 구독자가 있는 자신의 채널을 상품 판매 중심의 콘텐츠 중심으로 타깃 구독자층이 서서히 변모되어 가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시점에서 돈은 못 버는 게 거의 분명해보였다. 설득으로 돈을 더 빠르게 벌려면, 그가 차라리 유료 강의를 하는 게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유튜브 숏츠 수익화를 보는 상반된 시선
똑같은 내용(AI를 활용해서 숏츠로 수익화를 한다)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한 사람은 ‘숏츠 수익은 무조건 돈이 된다’고 하고 또 한 사람은 ‘유튜브 숏츠 수익화는 시간 낭비다’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이유에 대한 내 결론은 잠시 후에 말하기로 하고, 우리가 이 지점에서 놓치고 지나갈 법한 중요한 포인트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왜 OOO으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에 우리는 그토록 쉽게 설득되는가, 에 관한 질문이다. 앞에서 장황하게 분석하는 척했지만, 솔직히 고백하면 나 역시 이 글을 쓰기 위해 숏츠 수익화 유튜브 영상을 여러 개 찾아보는 과정에서 유료 강의를 몇 개 신청하고 말았다. 그 강의 내용과 방법론을, 강의 목차를 보고 짐작하고도 남음에도 불구하고 강의 ‘신청하기’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만큼은 무언가에 홀린 듯한 상태가 된다. 그게 누군가에게는 ‘파랑새’일 테지만 유튜브 숏츠 수익화에 마음이 없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망상’일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마흔 살이 넘어 인생에서 중요한 건 마음과 시간, 그리고 사랑이다. 마음이 없는 일에 시간을 쏟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지름길이다. 그리고 마음이 있는 일에 시간을 쓸 때에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마음을 쏟은 그 일을 통해 얻는 결실, 그러니까 수익화를 목표로 하는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주식 투자에 비유하면 단타(1~3개월 만에 수익화)를 칠 것인지, 중장기 투자(1년~3년 안에 수익화)를 할 것인지, 장기 투자(5~10년 단위의 수익화)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
단타는 말 그대로 돈을 당장 빨리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의 선택지다. 이번 달에 100만 원을 벌지 못하면 생계가 불확실해지는 사람은 건설 현장에서 일당을 받는 것처럼 당장 구하기 쉬운 단기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단타의 선택지에는 일의 의미나, 올해의 계획, 앞으로의 비전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 당장 이 달에 내 의식주를 충족해줄 최저 생계비를 버는 것이 중요하다.
중기 투자의 선택지는 당장 그 일로 돈을 벌지 못해도 1년 이상의 시행착오 내지는 준비를 통해 시장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어떤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자격증을 따거나, 연수 또는 보조 경험을 통해서 무작정 어떤 일에 뛰어들기보다는 당장은 돈이 안 되지만, 중기적으로 덜 힘들면서 더 돈벌이가 되는 분야에서 시간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예컨대, 용접이나 농사 일을 배우는 것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유튜브 숏츠 수익화에 마음을 두었다면 자신이 목표로 하는 수익을 달성하는 시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유행이 빠르게 변하면서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면, 그만큼 수익화의 속도와 수익의 규모의 편차가 큰 분야라는 뜻으로 중장기 투자의 선택지보다는 단타 수익에 가깝다. 요컨대, 여기에는 차별화된 기술보다는 유행에 올라타서 많은 수요를 재빠르게 자신의 것으로 끌어모을 수 있는 순발력과 눈치 게임이 수익의 포인트가 된다. 그런데 만약 이 시장에서 정말 돈이 되는 게 무엇인지, 유튜브 구독자들에게 가치가 무엇인지 공부하는 마음으로 유튜브 숏츠 수익화를 중기 투자로 본다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수익화의 관점에서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앞서 언급한 유튜버 B처럼 말이다.
돈을 빨리 벌고 싶다면 유튜브 숏츠 수익화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정신없이 해보고 나서 1~2개월 안에 정말 돈이 되는 지 안 되는 지를 검증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유튜브 숏츠 수익화가 지속 가능한 것인지, 중장기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지를 고민하는 것은 그 이후의 단계이다. 만약 유튜브 수익화(1~3년)를 중장기적으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숏츠 수익화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유튜브 수익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유튜브 숏츠 수익화 강의에 무한 반복처럼 계속 끌리는 이유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돈을 벌려고만 해서인지도 모른다. 혹시 이 강의야말로 나도 몰랐지만 내가 원했던 분야가 아닐까, 하는 기대감으로 말이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라면, 즉, 내가 어떤 일에 마음을 두고 시작하려고 할 때 수익화의 시점을 단기, 중기, 중장기 중 어느 선택지를 택할 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면 그 일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른다. 그런 유의 강의를 처음 접해서 경험을 쌓기 위한 게 아니라면, 이미 숱하게 관련 강의들을 들어보고 시도해보다가 실패를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당신이 하는 일을 '사랑'할 자신이 있는가
이제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에 이르렀다. 똑같은 내용(AI를 활용해서 숏츠로 수익화를 한다)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한 사람은 ‘숏츠 수익은 무조건 돈이 된다’고 하고 또 한 사람은 ‘유튜브 숏츠 수익화는 시간 낭비다’라는 상반된 주장을 하는 이유 말이다.
앞서 말했듯 이것은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며 각자의 논리적 결론일 테니 ‘주관적 해답’이라고 말해야 정확할 것이다. 유튜브 숏츠가 돈이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과, 유튜브 숏츠는 큰 돈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결국 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단어를 듣고 비웃을 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내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 요소 중 하나라고 말한 ‘사랑’과 관련이 있다.
결국 무엇으로 돈을 벌 것인가, 는 무엇을 사랑할 것인가, 와 뗄 수 없는 질문이다. 어떤 일을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그 일을 좋아한다는 것과는 조금 맥락이 다르다. 흔히 사람들은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인가, 잘하는 일을 할 것인가를 두고 갈등한다고 하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어떤 과정을 거쳐서 좋아하거나 미워하게 되는지는 예측할 수 없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믿었지만, 그 것이 일이 되는 과정에서 그 일이 싫어질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얼마든지 있다. 일을 둘러싼 우리의 삶 자체가 원래 매 순간 예측 불가능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일에 관한 각자의 동기가 다르고, 보상의 기준도 조금씩 다르다는 점에 이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처음엔 죽도록 하기 싫은 일이었는데, 하다 보니까 어느 새 이 일을 내가 놓지 못하고 있더라, 운명이다, 는 식의 인터뷰를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유튜브 숏츠로 돈이 벌렸을 뿐만 아니라 계속 벌고 있다는 사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우연히 발견한 유튜브 숏츠 수익이 너무 소중하며, 이전에 스스로를 무가치하게 여겼거나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삶을 탈출하게 해준 계기였다고 말한다. 그들이 돈을 벌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었더라도, 그 일을 하면서 큰 고통과 갈등을 겪었고 지금도 겪고 있더라도 그 일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그 무언가의 원동력은 결국 그 일에 대한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반대로 유튜브 숏츠 수익이 돈이 안 된다거나 큰 돈을 벌기 어렵다고 포기한 이들은 ‘그 일을 결국 미워하게 된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 유튜브 숏츠 수익화는 ‘돈도 안 되는 데 시간만 갉아먹는 삽질’이거나 ‘결국 한 때 반짝했다가 지고 말 플랫폼’쯤으로 치부되고 만다. 그들에게 유튜브 숏츠 수익화는 ‘돈이 예측한 시간 안에, 생각만큼 안 되면 버려야 하는 존재’가 되고 만다. 이걸 강의하는 유튜버들은 ‘절실함’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돈이 안 되는데도 유튜브 숏츠 수익화를 계속 붙들고 있는 B의 얘기로 돌아와보자. 그의 채널은 현재 약 300명도 안 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는 2~3개월의 노력 끝에 채널에서 물건이 몇몇 팔려나갔다며 고무적인 성과라고 자랑하고 있다. 아무래도 B는 그 일에 시간이 얼마가 들든, 돈이 되든 안 되든 그 일을 계속해나가면서 답을 찾아나갈 작정인 것 같다. B는 이 일을 사랑해나가는 중인 것 같고, 그는 결국 이 일로 돈을 벌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B는 판매 목적으로 전환된 채널에서도 생각만큼 판매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비슷한 분야에서 앞선 다른 유튜버들을 참고하거나 벤치마킹하면서 성장해나갈 것이다.
자신이 유튜브 숏츠 수익화에 집착하며 나아가 이 일을 사랑하게 될 것인가, 는 미리 알 수 없다. 결국 여러 강의를 듣고 실제로 수익화를 위해 노력하며 경험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 그동안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왔고 앞으로 어떤 일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인생에서 중요한 3가지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이라면, 내 마음이 가는 곳에서 시간을 투자하면서 매일 살아갈 이유가 생길 것 아닌가, 언젠가 돈이 벌리게 될 것도 분명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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