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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문작업을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 이유

리퍼블릭 편집부

윤문(潤文). 윤문은 출판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일 것입니다. 나도 그렇지만 윤문이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글을 각색해서 잘 다듬는 일' 정도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윤문은 풀이처럼 그렇게 단순한 작업이 아닙니다. 사전적 의미는 '글을 다듬고 고침'이지만 타인이 쓴 글을 쓴 사람의 수준과 의도한 바에 맞춰서 어떤 부류의 독자층에서도 이해와 공감이 가능한 글로 만드는, 사실상 글의 재창조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나 윤문 작업한다.”라는 말을 할 수 있으려면 평범을 벗어난 글 쓰는 기술과 함께 원저자의 문문(文紋)과 대상 독자층의 수준을 꿰뚫을 수 있어야 합니다. 자, 이정도의 설명으로 보자면 윤문은 원문을 쓰는 것 보다 더 어렵고 복잡해보이지 않나요? 윤문은 단순 작업이 아니라, 숙련된 노하우가 필요한 전문 기술입니다.



저희 리퍼블릭미디어도 다양한 분야에서 꽤 많은 종류의 글과 문서의 윤문 의뢰를 받고 있습니다. 연설문, 논문, 기행문, 자서전 등등. 윤문 작업 의뢰인 중에는 적지 않은 분들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냥 대강 맞춤법이나 가다듬어 달라.“는 것이다. 주로 자신의 글에 자신감이 있어 거의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저자들이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완벽한 글이라고 내세우는 사람들일수록 흠이 많이 발견되어 작업에 애를 먹곤 한다. 완벽하던 그렇지 않던간에 한사람의 고뇌가 담긴 작품을 ’대강‘ 작업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모든 저자들의 글은 귀하고 훌륭합니다. 개인이 열심을 다해 쓴 글이지만 교정·교열이나 윤문, 리라이팅 작업을 하는 단계에 보면 출판하기에는 아직 부족해서 문장 구조부터 잡아나가야 하나 싶은 경우가 많습니다. 윤문 작업을 마치고 결과물을 보여주면 저자는 ”어디를 어떻게 고쳤다는거냐. 고친게 아무 것도 없어 보인다.“며 자신의 글이 완벽하기 때문에 별로 고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분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수정 작업한 부분을 글자색을 달리하여 원문과 대조시켜 보여주면 당황하거나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해집니다. 왜냐하면 고친 곳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잘 작업된 윤문은 원저자조차도 금새 알아채지 못할 만큼 원문의 의도와 저의 작문 습관까지 파악하여 살려주면서 어색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는 것입니다. 과거에 어느 분이 세계여행기를 출판하고자 원고를 작성해서 윤문을 맡았는데 루마니 여행담이 나왔습니다. 본문 중에 ”드라큘라성으로 알려진 브란성을 방문하기 위해 나는 시비우로 향했다.“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나는 작업을 멈추고 의문을을 품었습니다. 그리고는 저자에게 이것을 질문했습니다.


”루마니아 여행 파트에 보면 브란성 방문기가 나오는데 브란성이 있는 곳은 시비우가 아닌 브라쇼브 아닌가요?“ 그랬더니 저자는 머쓱해하며 ”그걸 다 아시다니 루마니아를 아주 상세히 구경하고 다녀오셨나봐요?“라고 하더군요. 맞아요. 윤문 작가는 해박해야 합니다. 윤문 작업을 하려면 역사, 철학, 문학, 심리학, 종교학,언어학, 천문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두루 이해하고 있어야 좋습니다. 박사급으로 알 필요는 없지만 기본적인 것은 필요합니다. 여기에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히브리어 등 언어에 대한 기초 정도는 알아야합니다. 더 나아가서 풍수지리, 동물학, 식물학 등에 대한 기본개념도 서있어야 힙니다. 이상의 것들은 윤문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연장이자 도구입니다. 원활한 작업을 위해서는 작업자가 연장을 잘 갖춰야 하며, 윤문 기술자는 해당 연장들을 잘 다루고 사용할 줄 알아야 매끄럽고 완성도 있는 윤문을 할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여러 분야에서 해박한, 준비된 윤문 작업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들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야 합니다. <윤문 작업이 필요하시면 리퍼블릭미디어에 물어보세요!>


초보 저자들이나 본인의 글에 과한 자부심을 가진 소수의 분들은 작업을 의뢰하면서 윤문이 글 좀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정도의 일로 여기고 있기도 합니다. 윤문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전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작업 의뢰시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작업 비용이 과다하다고 못마땅해하기도 한답니다. 오탈자 수정하고 맞춤법 정도 하면 다한거지 윤문이란걸 뭐하러하냐고 노골적으로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부어라.” “추수한 햇곡식 작년에도 사용했던 자루에 담지 않을 것입니다.” “가족사진을 찍을 때 전문사진점이 아닌 성능도 좋아진 스마트폰으로 촬영합니다.” 당신이 직접 쓴 글이라면 어떤 형태, 수준도 상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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