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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출판 돈만 주면 다 하는 거네요?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3월 31일
  • 2분 분량


"돈으로라도 책을 낼 수 있으면 좋은 거죠.

세상에 돈으로도 안 되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솔직한 질문에는 솔직히 대답해야 한다.

검색창에 자비출판을 치고, 자비출판사, 에

와서 상담받는 것인데도 자비출판이 도덕적으로 정당한 것인지,

수십년 간 쌓아온 자기 인생의 프라이드에

혹여 기스내는 일은 아닌지 전전긍긍하는

묻는 사람에게 나는 조금 더 부연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자비출판을 하려는 분에게 드리는 말씀

자비출판이든 기획출판이든, 반기획출판이든

책을 내는 사람은 솔직해져야 한다.

(어떤 일을 도모하려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자비출판 상담의 첫마디가 항상 똑같다 .

"선생님은 왜 책을 내려고 하세요?"

자신이 왜 책을 내고 싶은 건지가 불명확한 사람에게는 이 질문에 답을

해 와야 이후 절차가 진행 가능하다고 말해준다.

자비출판으로 서점에 책을 냈을 때 유명해지고 싶은가?사업상의 도움이 필요한가? 퍼스널브랜딩인가, 아니면버킷리스트 같은 건가.

이 질문에 솔직히 답한 다음에는 현실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 자비출판으로 책을 내서 나는 어떤 성과를

내고 싶은가. 정말 간혹, 그런 사람도 있다.

처음 자비출판으로 책을 내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싶다고,

광화문 교보문고에 종합베스트셀러 5위 안에 들고 싶다고.

불가능하다고 말해준다.

자비출판의 성과를 책 판매의 관점으로 볼 때,

현실적으로는 주간 베스트나 카테고리 베스트셀러가

최선이다. 후보였던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첫 경기에 나서 첫 타석 홈런을 치고 싶다고

하면 그 꿈의 크기와 별개로 누구나 그의 현실 인식과 오만을

나무랄 것이다. 꿈을 크게 갖는 것과 현실을 직시하는 건

별개의 문제다.

첫 책으로 세상에 '기스'를 내고 싶다면,

독자들의 인식에 또 다른 한 점을 찍고 싶다면,

자비출판으로 책을 내는 것은 권장할 만하다.

그렇지 않고 출판사 투고를 기다리거나 스스로

책을 만들어서 서점에 내려고 하면 구멍이 한 둘이

아니다. 처음 출판을 하는 초보자의 입장에서는 제아무리

꼼꼼히 준비한들 실수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리고 책을 만드는 일은 작은 실수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일이 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비출판사에서 전문 편집자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런 글도 출판이 되나요?"

자비출판 시 흔히 하는 이 질문이 출발점이다.

글 초반에 언급한 일본 작가의 말처럼,

편집자는 '지적 에디터십'을 발휘해서 이 거칠고

서툴지만 진정성은 있는 원고들을 재편집한다.

자비출판을 하려는 자의 원고에 20가지 이야기가

엉켜 있다면, 이를 풀어서 단 1개의 메시지만 제대로

독자에게 이해시켜도, 자비출판은 제몫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걸로 네이버 저자로 등재되고, 작가라 불리고

출판사에서 인세까지 받는다면 꽤 괜찮은 데뷔가 아닌가?

이 글 제목의 결론을 말하자면,

자비출판은 돈만 내면 출판되는 곳이 맞다.

그러나 결과가 아닌 과정이 중요하다.

책의 편집을 어떠한 과정을 통해서

가치 있는 콘텐츠로

재편집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단 한 명의 독자라도

더 내 글을 읽게 할 것인가,

 이런 고민을 직업으로 삼는

자비출판사 편집기획자를 만나면 그의 원고는

꽤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엄한 책들이 엄한 과정을 통해서

편집되어 출판되는 실상을 떠올려보면 더더욱 그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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