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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출판 작가에게 이런 것까지 말해도 되나요?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5월 21일
  • 2분 분량

오랜만에 송도에 왔습니다. 인천대입구역에서 내려서 한 카페를

찾아가는 길입니다.



스무살 무렵에 송도신도시가 처음 조성될 즈음,

지하철을 타고 와서 나중에 꼭 여기서 살아봐야겠다고 다짐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로부터 이십 몇 년이 흐른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지만요.

사람은 라이프스타일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그 반대인가요?)


멀리 서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에서

자서전출판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사람들에겐 내용 만큼이나 형식이 중요합니다.

인터뷰야 대충 어디서 해도 상관없다, 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늘 만난 인터뷰이처럼

 "자서전출판 인터뷰 기왕에

할 거면 분위기 좋은 곳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니면 인터뷰어인 제가 그런 걸 좋아한다는 걸

아는 수완 좋은 사람인지도...)

자서전출판을 하려면

인터뷰를 꼭 해야 합니다.

하지만 녹음 파일을 챗지피티가 글로 써주는 시대에,

단순히 인터뷰이의 말을 정리하는 식이라면

굳이 2시간씩 이동하면서 얼굴을 마주할 필요가 없겠죠.

그냥 줌이나 통화 녹음을 해도 되니까요.

그러나, AI가 쓴 글이 싫고 사람의 숨이 묻어있는 글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번거로워도 인터뷰를 권합니다.


보통 사람은 자서전출판 인터뷰를 살면서 할 일이

별로 없죠. 어쩌면 인터뷰라는 걸 할 일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은 자서전출판

인터뷰가 생애 첫 인터뷰인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뭘 말해야 할지 몰라서 이것저것 말하다보면,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사생활의 깊숙한 영역을 저한테 '술술(?)'

털어놓는 분들도 많죠. (그리고 대개는 마지막에 웁니다)

"내가 이렇게 정신없이 말했는데 이게 책으로 정리가 될까요?"

많은 분들이 자서전출판 인터뷰 때 하는 질문입니다.

겉으로는 암요, 하지만 속으로는

 "당사자도 모르는데 그걸

제가 어찌...."하죠.

하지만 자서전출간 작가에는 나름의

무기가 있습니다.

소설가 김중혁은 어느 책에서,

소설가는 이야기를 해체하고 조립해서

전혀 다른 얘기로

만드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자서전출간 작가는

소설가는 아니지만,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해체해서 재조립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죠.

제아무리 평범한 얘기라도,

단 녹취록이라는 걸로 '해체쇼'를

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셰프(!)의 능력에

따라 이 재료들은

맛깔나게 요리되는 식으로 재편집되는 거죠.

"하고 싶은 얘기는 다 하세요. 그래도 돼요."

그래서 저는 인터뷰 때 항상 그렇게 말합니다.

그러려고 책을

내는 거 아닌가요? 그러려고 인터뷰 하는 거고.

그게 쓸데 없는 말인지, 책에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 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서전출판 작가가 알아서 할

일이기도 하고요.

자서전출판 인터뷰를

무사히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습니다.

AI로 대화를 나눈 녹취록을 토대로

책을 내고 싶다고요.

상대 편은 항상 조심스럽게 묻습니다.

"죄송한데, 혹시 이런 얘기를 책으로 내려는 사람은 없죠?"

그럴 리가요.

세상에는 생각보다 참 다양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내 생각이 희소한 것 같아도. 남들은 이미 그 생각을 한 번씩

다 해봤다니까요. AI로 쓴 글을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상담을

이번 달에만 적어도 다섯 번은 한 것 같습니다.

아래 글은 그런 상담의 내용을 자세히 풀어놓은 글이니

읽어보면 어떤 분들에게는 꽤 흥미로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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