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기획은 일종의 탐험입니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끔 기획자와 대필작가가 함께 새로운 길을 찾는 과정이죠. 처음에는 막연히 방향을 잡아 나가지만, 점차 책의 주제가 뚜렷해지고, 타깃 독자도 정해지면 이야기는 조금씩 생명력을 얻게 됩니다.
출판기획의 시작은 독자의 마음을 끌어당길 주제와 타깃 독자 설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한 번은 기업 경영자의 자서전을 기획하면서, 그가 걸어온 굴곡진 인생을 어떻게 담아낼지 고민이 많았어요. 이 분은 겉으로는 철저한 사업가 같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에 대한 애정과 소중한 인연들이 얽혀 있었거든요. 그래서 대필작가와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머리를 맞대고, 독자에게도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주제와 시선을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그는 단순한 사업가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성장한 인물로 그려지게 됐죠. 독자는 책을 통해 그가 세상에 전하고 싶은 진심을 알게 됩니다.

그 다음은 본격적으로 콘텐츠 구성과 목차 설계 단계로 넘어갑니다. 책의 골격이 잡히고 큰 틀이 세워지면, 대필작가는 구체적인 내용을 채우기 시작하죠. 한 번은 교육 분야 책을 준비하면서 대필작가와 4시간 동안 목차만을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주제는 정말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어요. 그런데 대필작가는 교육의 중요성을 한 문장으로 표현할 만큼 단순명료하게 다듬어 내는 능력이 있었어요. 목차는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라는 주제로 잡혔고, 챕터마다 독자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줄 수 있도록 구성했죠.
가장 고된 부분이자 대필작가의 진가가 드러나는 시점은 원고 작성과 수정 단계입니다. 한 챕터를 완성할 때마다 기획자와 대필작가는 검토와 피드백을 반복하며 퀄리티를 끌어올리죠. 제가 맡은 자서전 프로젝트에서 대필작가는 글을 정말 생동감 있게 쓰는 분이었습니다. 원고 초안을 받고 기획자로서 매 장면마다 감정이 전해져 오던 기억이 생생해요. 그런데도 수정을 몇 차례나 반복하며 독자의 입장에서 한 문장, 한 문장을 세심하게 다듬었습니다. 이 단계가 까다롭긴 해도, 책이 진정성을 갖출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이었죠.
마지막 단계에서는 편집과 디자인, 마케팅까지 진행됩니다. 대필작가는 여기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아요. 편집자의 요청에 맞춰 문장 하나하나를 조정하고, 때로는 마케팅 문구까지 손봐주기도 하죠. 제가 기획했던 어떤 책은 북커버에 실릴 문구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대필작가와 함께 독자에게 딱 다가올 짧고 인상적인 문구를 만들기 위해 며칠 밤낮을 고심했어요. 마침내 ‘당신의 삶을 변화시킬 작은 실천’이라는 문구를 떠올려 북커버에 삽입했는데, 독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여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출판기획은 결국 대필작가와 함께 만들어가는 여정입니다. 기획자의 방향성과 대필작가의 글쓰기 역량이 맞물려 하나의 책이 완성됩니다. 기획자의 역할은 독자와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저자의 메시지를 한층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 그리고 대필작가가 저자의 목소리를 잃지 않고 진심을 담아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함께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독자와 저자, 그리고 모든 과정에 참여한 이들이 깊은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 탄생하는 과정이 바로 출판기획의 묘미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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