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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자서전, 셀프로 만들 수 있을까?(+인터뷰 원고 정리, 자서전 쓰는 법, 가족사 기록, 회고록 쓰는 법)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9월 3일
5분 분량
구술 자서전 글로는 안 써지는데 말로는 나오는데...
구술 자서전 글로는 안 써지는데 말로는 나오는데...

자서전을 쓰겠다고 마음먹고 몇 달째 첫 장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능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말과 글은 다른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말은 상대가 있고 반응이 있어서 저절로 이어집니다. 글은 혼자 시작해서 혼자 끝내야 하고,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스스로 정해야 합니다.

구술 자서전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일 수 있습니다. 말하기의 힘을 빌려 글로 쓸 재료를 먼저 만들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방식이죠.

이 방식은 업체에 맡길 때만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족이 직접 진행해서 기록을 남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글은 어느 쪽이든 쓸 수 있도록 방법 자체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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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무엇부터 물어야 할까?

가장 흔한 실수는 연대순으로 묻는 것입니다. "태어나신 곳이 어디입니까"부터 시작해 순서대로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물으면 이력서 같은 대답이 돌아옵니다. 몇 년에 어디서 무엇을 했다는 정보는 나오지만, 그때 무슨 생각을 했고 왜 그렇게 했는지는 책의 핵심이 될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연대순으로 저장된 컴퓨터가 아니거든요. 사건 단위로, 그리고 감정과 함께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감정이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합니다.

잘 안 되는 질문

잘 되는 질문

어린 시절은 어떠셨습니까

그 시절에 가장 무서웠던 게 뭐였습니까

언제 회사를 시작하셨습니까

그만두고 나오기로 결심한 날이 기억나십니까

사업이 어려우셨겠습니다

직원 월급을 못 준 적이 있으십니까

가족은 어떻게 만나셨습니까

처음 봤을 때 무슨 생각이 드셨습니까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입니까

지금도 잘했다 싶은 결정이 있으십니까

 

Q. 회차는 어떻게 나눕니까

한 번에 오래 하는 것보다 짧게 여러 번이 낫습니다. 두세 시간이 지나면 말하는 쪽도 듣는 쪽도 집중이 떨어집니다.

회차 구성에는 요령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시간 순으로 자르면 초반에 시간을 다 쓰고 정작 중요한 시기를 급하게 넘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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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차는 전체를 훑습니다. 생애를 몇 개의 시기로 나누고 각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큰 틀만 잡습니다.그 과정에서 말하는 사람이 오래 머무는 대목이 드러납니다. 그곳이 밀도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후 회차는 그 시기들을 하나씩 깊이 들어갑니다.마지막 회차는 빈 곳을 메우고 전체를 한 번 더 체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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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차에서 무리하게 파고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대체로 정돈된 대답이 나옵니다. 여러 번 만나면서 관계가 편해져야 다른 이야기가 나올 거예요. 고령의 어르신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가능한 시간이 제한되므로, 한 번에 오래보다 짧게 자주 하는 것이 낫습니다.

 

Q. 인터뷰 전에 무엇을 준비합니까

질문지를 만들어 가되, 그대로 읽지는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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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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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표 초안. 알려진 사실만으로 시기를 나눠 적어둡니다. 학교, 직장, 결혼, 이사, 창업 같은 것입니다. 굵직굵직한 테마를 정하는 것입니다.주제별 질문 묶음. 회차마다 다룰 주제를 정하고 그 안에 질문을 대여섯 개씩 준비합니다. 배경 조사. 그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 알아두면 이야기를 따라가기 쉽습니다. 업종이나 지역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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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준비를 너무 많이 해도 문제입니다. 예상한 답이 나오기를 기다리게 되고, 예상 밖의 이야기가 나왔을 때 흘려보냅니다.

좋은 인터뷰는 대체로 준비한 질문의 절반쯤에서 옆길로 샐 때가 많습니다. 그 옆길을 따라갈 여유를 남겨두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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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업인의 구술은 무엇이 다릅니까

개인의 생애를 다루는 경우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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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회사 자료와 대조해야 합니다. 창립 연도, 매출 규모, 조직 개편 시기 같은 것은 기억보다 문서가 정확합니다.

둘째, 등장인물이 많습니다. 동업자, 임원, 거래처가 실명으로 나오는 경우 사전 정리가 필요합니다.

셋째, 회사 이야기와 개인 이야기의 비중을 정해야 합니다. 정하지 않으면 대체로 회사 쪽으로 기울고, 그러면 사보나 홍보물처럼 읽힙니다.

넷째, 실패한 사업이나 갈등을 어디까지 다룰지 미리 합의해야 합니다. 이 부분이 빠지면 성공담만 남고, 성공담만 있는 기록은 설득력이 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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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방식도 조금 달라집니다. "어떻게 성공하셨습니까"보다 "그때 다른 선택지를 정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었습니까"처럼 구체적인 질문이 낫습니다.

 

Q. 자료는 어떻게 활용합니까

아무 자료 없이 앉아서 묻는 것과 자료를 앞에 놓고 묻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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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앨범. 시기별로 몇 장씩 뽑아 두십시오.

• 오래된 서류. 임명장, 계약서, 졸업장, 편지.

• 당시 신문 기사. 그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기억을 자극합니다.

• 장소. 가능하다면 살던 동네나 일하던 곳을 함께 가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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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쓸 때는 그 자리에서 정보를 확인해 두십시오. 사진 속 인물의 이름, 촬영 시기, 장소는 나중에는 알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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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터뷰가 잘 안 풀릴 때는

준비를 잘해도 말이 나오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이럴 때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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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제를 바꾸십시오. 막힌 시기를 붙들고 있기보다 다른 시기로 넘어갔다가 돌아오는 편이 낫습니다.

• 사물에 대해 물으십시오. 그때 살던 집, 타던 차, 쓰던 물건. 추상적인 질문보다 구체적인 사물에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 다른 사람에 대해 물으십시오. 자기 이야기는 어려워도 남에 대해서는 편하게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잠시 쉬십시오. 차를 마시며 나눈 잡담에서 정작 중요한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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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그날 안 나온 이야기는 다음에 나올 수 있습니다. 억지로 끌어내려 하지 마십시오. 여러 번 만나는 방식을 택하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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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녹음은 어떻게 합니까

반드시 녹음하십시오. 메모만으로는 문장을 복원할 수 없습니다. 말의 순서와 표현이 그 사람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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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음 사실을 미리 알리고 동의를 받으십시오.

• 조용한 장소를 고르십시오. 카페는 소음이 많아 전사가 어렵습니다.

• 두 개의 기기로 녹음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하나가 실패하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 회차마다 날짜와 주제를 파일명에 남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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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을 의식해 말이 굳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작 전에 십 분 정도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면 대체로 풀립니다. 그 십 분도 녹음해 두십시오. 의외로 좋은 이야기가 그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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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사한 다음에는 무엇을 합니까

녹취를 그대로 옮긴 것은 원고가 아닙니다. 여기서부터가 편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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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실관계를 확인합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서 재구성됩니다. 연도가 어긋나거나 두 사건이 하나로 합쳐지는 일이 흔합니다.

문서 자료와 대조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사건을 물어보십시오. 기억이 엇갈리는 지점 자체가 중요한 정보입니다.

엇갈릴 때는 한쪽을 지우기보다 양쪽을 함께 기록하는 편이 정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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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말을 글로 옮깁니다

여기가 가장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읽기 어렵고, 지나치게 다듬으면 그 사람이 사라집니다.

• 반복되는 말버릇과 군더더기는 덜어냅니다.

• 문장의 순서를 바로잡습니다. 말은 앞뒤가 뒤바뀌어도 통하지만 글은 그렇지 않습니다.

• 그 사람 특유의 표현은 남깁니다. 어긋난 문법이 그 사람의 말투인 경우가 있습니다.

• 대화에서만 통하던 지시어를 구체적인 말로 바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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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순서를 다시 짭니다

인터뷰는 시간 순으로 진행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제 읽는 사람을 위한 순서로 재배열해야 합니다.

연대순이 기본이지만 그대로만 가면 지루해집니다. 결정적인 장면을 앞에 놓고 뒤로 돌아가는 구성도 검토해 보십시오.

 

Q. 가족이 직접 해도 됩니까

가능합니다. 다만 알아두실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장점은 분명합니다. 배경을 알고 있어 질문이 구체적이고, 언제든 다시 물을 수 있으며,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어려움도 있습니다. 가족 앞에서는 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패했던 시기, 후회하는 결정, 다른 가족과의 갈등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대목이 오히려 기록의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하나, 감정이 개입합니다. 듣다가 반박하거나 바로잡고 싶어지는 순간이 옵니다. 그 순간 인터뷰는 대화가 되고, 대화가 되면 기록은 멈춥니다.

절충안이 있습니다. 가족이 자료를 모으고 일정을 잡되, 인터뷰 자체는 제3자가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이 구성이 결과가 좋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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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디까지 쓸지는 어떻게 정합니까

구술을 하다 보면 밖에 내기 어려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때 판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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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의사가 우선입니다. 말한 사람이 빼달라고 하면 빼야 합니다.

타인이 등장하는 대목은 실명 여부를 정하십시오. 필요하면 사전 동의를 받습니다.

11. 확인되지 않은 사실은 단정하지 말고 기억으로 표기하십시오.

12. 가족 간 이견이 있는 사안은 출간 전에 정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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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와 관련해 한 가지 덧붙이면, 기록으로는 남기되 출간본에서는 빼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사본과 녹음은 가족이 보관하고 책에는 넣지 않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책에 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록의 목적과 출간의 목적은 다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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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몇 회 정도 인터뷰하면 한 권이 나옵니까.

다루는 기간과 목표 분량에 따라 다르지만 5회에서 10회 사이가 흔합니다. 회차보다 중요한 것은 각 회차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왔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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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말씀을 잘 못하시는 분이라면 어떻게 합니까.

질문을 더 좁게 하십시오. 큰 질문에 답하기 어려운 분도 구체적인 장면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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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억이 흐릿하신 경우에는요.

무리하게 확인하려 하지 마십시오. 남아 있는 기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사실은 다른 자료로 보완하는 방식이 낫습니다. 기억의 흐릿함 자체도 기록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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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녹취 전사는 직접 해도 됩니까.

가능합니다.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지만 직접 하면 내용을 두 번 듣게 되어 편집이 수월해집니다. 도구를 쓰더라도 사람 이름과 고유명사는 반드시 확인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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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인터뷰를 다 하고 나서 책으로 안 낼 수도 있습니까.

물론입니다. 전사본과 녹음만 남겨도 그 자체가 기록입니다.

 

출처 레퍼런스

• 리퍼블릭미디어 출판 현장의 구술 기반 집필 공정 관행

• 구술 기록 작업의 인터뷰 설계 및 검증 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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