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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깍 출판'의 시대, 자비출판을 어떻게 해야 할까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5일 전
3분 분량

몇 년 전만 해도 AI는 사람이

쓰는 글을 따라오지 못할 거라 예상했다.

그 예상은 틀렸다.

문학과 인문사회 분야의 일부 영역의

이른바 '탑티어' 작가들을 제외하고,

이제는 AI가 쓰는 글을 적어도 정보의 집약 측면에서

따라올 인간 작가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고 AI가 사람보다 글을 더 잘 쓴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책이 정보의 편집물이라면

그 편집력과 정보 집약의 능력은 인간이

AI를 따라갈 수 없다는 의미다.

​

실제로 자비출판을 하겠다고

투고하는 사람들 열에 여덟은 AI가 쓴 글을 가지고 온다.

어떤 글은 메인 출판사가 다루기 어려운 특수한 영역을 다루고 있고,

어떤 작가의 글은 그만의 독특한 관점이 담겨 있다.

​

AI는 모든 사람들이 글을

자기만의 관점으로 쓸 수 있도록

돕는 혁신을 가져다주었다.

​

머릿속에 꼭 쓰고 싶은 글이 있는데,

 글재주가 없어서 책을 못쓴다는 말이

이제는 무색해졌다.

​

그래서일까,

요즘 논란이 되었던 소위 '딸깍 출판'으로

출판계는 그 어느 때보다 공급량이 폭주하는 시대가 되었다.

​

가뜩이나 1인당 책 구매비율이 낮은 한국에서,

자비출판이라는 창구를 통해

자기 글을 세상에 내놓는 작가들의 공급이 쏟아지는

거의 '무한경쟁' 틈바구니에서

첫 책을 잘 팔아서 돈을 많이 벌거나,

인생 역전을 꿈꾸는 사람은 차라리 순진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출판을 잘 모르는 사람들 중 아주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제 책을 내면 유명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비출판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그럼 도대체 내가 '내돈내산'으로

책을 내는 이유가 뭘까? 유명해지거나

돈을 버는 것도 아니라면 책을 내서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

여기서부터 자비출판사들의 운명이 갈린다.

​

​

​

​

책을 내는 행위 자체가 드물었던 시절에는

출판 자체에 어느 정도의 명예와 가치 우위를 증명하는 것이 가능했다.

콘텐츠가 어느 정도 좋다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는 것도 비교적 쉬웠다.

 마치 대학진학률이 낮았던 80~90년대에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좋은 직장을 얻는 데 유리했던 것처럼 말이다.

​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둘 것이다.

대학진학률이 오르면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

자체가 가치 우위의 요소가 아니다.

​

이른바 명문대를 가는 사람을 제외하고,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나 사업 등

경제적 활동에서 경쟁 우위가 없다면,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무엇일까.

​

책의 운명은 명성이 아니라

기록에 있다고 생각한다.

​

어떤 책이 자비출판이든

반기획출판이든 세상에 나왔다면, 그 책은

저자의 관점과 주장을 얼마나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느냐의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려면 유튜브를 하거나 SNS를 하는 게 낫다.

​

그렇지 않은가?

​

영상 한 편을 보거나 강의를 듣는 것보다,

한 권을 읽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독서라는 행위는 그 자체가

일반적으로는 투자 대비 효율이 매우 떨어지는 행위다.

​

그래서 사람들은 정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저자의 주장이나

메시지를 사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더 이상 책을 구매하는 행위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

이런 상황에서 자비출판으로 명성을 얻거나 책을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애초부터 지는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다.

​

유명해지기 위해서 책을 쓴다고?

​

나는 그런 초보 작가들을 진심으로

말리는 편이다.

​

유명해지려면 유튜브를 하거나 SNS 인플루언서가

되는 게 낫다. 투자한 시간 대비 노력이 그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

​

그럼 책을 왜 내야 하는가?

​

두 말할 필요도 없이 그것은 '기록'을 위해서이다.

​

모바일, 온라인을 AI가 주도하는 시대에 종이책 판매에만

집착하거나 책을 광고 마케팅해서 판매량을 높이려고 하면 쓸데

없는 노력을 하는 것이다.

잠깐 책이 많이 팔리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2~3년 뒤에 그런 책이 있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거나 심지어

내 후손들, 내 주변의 지인들이 내가 주장하는 메시지가 뭐였는지

알고 싶어도, 알아낼 방법이 없다면 슬픈 일이 아닐까?

돈만 벌고 남는 게 없지 않은가..!!!

​

책을 한 권 많드는 데는 적잖은 비용과 시간, 공수가 든다.

​

그래서 작가가 한 번 만든 책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려는 노력 자체는

당연한 것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그 콘텐츠가 오래도록 기억되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

하지만 그 방법과 수단은, 예전의

전통적인 책 홍보, 판매의 방법론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

책을 많이 팔고 싶은 욕망을 내려놓으시길.

​

그리고 어떻게 하면 내 책의 콘텐츠가 10년, 20년 뒤에도

열람될 수 있게 할지에 가치를 두시길.

​

그렇다고 종이책을 만들지 말라는 얘기가 절대 아니다.

​

종이책은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데, 그 이유를 여기서 다

언급하기는 어렵다. 다만, 종이책이라는 기존의 출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깃발을 꽂고, 그 콘텐츠가 더 많은 채널을 통해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

​

국립중앙도서관 납본을 통해서

국가에 내 책의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고,

작가로서의 퍼스널브랜딩과 가치를

기록화, 자산화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술적으로는 GEO나 SEO의 방법론이 동원된다.

언론미디어의 홍보전략도 함께 곁들여져야 한다.

​

쉽게 말해, 책만 잘 만들어서는 안 되고 이 책이 온라인상의

다양한 기록으로 공식화되도록 과정을 설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

책을 출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책을 기록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라.

​

하루에도 수백여권의 신간이 쏟아지는 출판계에서 대부분의 책들이

이러한 자산화, 기록화의 가치를 얻지 못한 채 그저 도서관에서,

서점 창고에서 서서히 잊히다가 재활용 되는 운명에 처하고 만다.

​

내 책도 그런 운명을 맞길 원하지 않는다면,

자비출판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목적성을 다르게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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