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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필, 원고가 짧으면 어떻게 하나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2일 전
  • 4분 분량

안녕하세요. 대필 10년차 전문작가입니다. 그동안 인터뷰를 통해 책 대필을 진행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인터뷰를 분명 다 마쳤는데 원고가 목표 분량에 못 미치거나, 초고를 보고 나서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 싶어지기도 하고, 특정 챕터만 다시 써달라는 요청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실제 대필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 미리 알아두어야 할 부분을 경험에 비추어 Q&A 형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Q1. 인터뷰를 다 했는데 원고가 200페이지에 못 미치면 어떻게 하나요?

보통 책 한 권 분량인 200페이지를 채우려면 약 8만~10만 자의 원고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10시간 분량의 인터뷰 녹취를 풀면 약 15만 자가 나오지만, 중복되는 내용과 군말을 삭제하고 나면 실제 쓸 수 있는 분량은 5만~7만 자로 줄어듭니다. 이때 부족한 분량은 두 가지 방법으로 채우게 됩니다. 하나는 추가 인터뷰를 1~2회 더 진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의뢰인이 기존에 작성해 둔 자료(블로그 글, 강연 원고, SNS 포스트 등)를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추가 인터뷰는 회당 30만~5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므로, 계약 시점에 예비 인터뷰 가능 여부를 미리 합의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2. 초고를 받았는데 제 이야기 같지 않고 어색합니다.

대필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불만 사항입니다. 대필 작가의 문체가 의뢰인의 평소 말투와 다르면 위화감을 느끼기 쉬운데요. 이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두 가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첫째, 계약 전에 미리 2~3페이지 분량의 샘플 원고를 받아보고 문체가 적합한지 확인해야 합니다. 둘째, 대필 작가가 인터뷰 녹음본을 반복해서 들으며 의뢰인 고유의 말투와 대화 리듬을 원고에 세밀하게 반영해야 합니다. 초고를 본 뒤 "딱딱하다"거나 "너무 가볍다" 같은 피드백을 주실 때는 내용이 구체적일수록 반영하기 쉽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 구절을 빨간 펜으로 직접 표시해 주시면 수정 방향이 한결 명확해집니다.


대필 원고 작성 후 저자 피드백

Q3. 챕터 순서를 바꾸고 싶은데, 이것도 기본 수정 횟수에 포함되나요?

문장 표현을 다듬는 수정과 전체적인 챕터 구조를 바꾸는 수정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통상적으로 계약서에 '수정 2회 포함'이라고 명시되어 있다면, 이는 문장·단어·표현 수준의 변경을 의미합니다. 챕터의 순서를 통째로 변경하거나, 새로운 챕터를 추가하거나, 서술 시점을 3인칭에서 1인칭으로 전환하는 등의 구조적 변경은 수정이 아니라 '재구성'에 해당하며 별도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계약 시점에 "수정은 기존 구조 내에서의 표현 변경에 한하며, 구조 변경은 별도로 협의한다"는 조항을 넣어두면 사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Q4. 책에 사진을 넣고 싶은데 대필 작가가 알아서 해주나요?

사진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것은 온전히 의뢰인의 몫입니다. 대필 작가는 글을 집필하는 전문가이지 사진 편집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의뢰인이 사진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각각의 설명(캡션)을 달아서 전달해 주면, 작가는 원고 내에 사진이 들어갈 적절한 위치를 표시해 줍니다. 사진 보정, 스캔, 해상도 확인 등은 이후 편집·디자인 단계에서 처리되는 영역이므로 대필 비용과는 별개입니다. 사진이 많이 들어가는 책이라면 장당 5,000원에서 10,000원 선의 사진 편집 비용을 별도로 예산에 반영하셔야 합니다.

Q5. 대필 작업이 끝나면 바로 책이 서점에 나오나요?

대필 완료는 원고의 완성을 뜻할 뿐이며, 출판(편집, 디자인, 인쇄, 유통)은 완전히 별개의 과정입니다. 처음에 '대필+출판 일괄 패키지'로 계약했다면 대필 완료 후 곧바로 편집과 디자인 작업으로 이어집니다. 반면 대필만 따로 계약했다면, 완성된 원고를 들고 출판대행사를 별도로 찾아가야 합니다. 이 경우 대행사를 구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최소 2~3개월의 시간이 추가로 소모됩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대필과 출판을 한 곳에서 진행하는 것이 전환 과정에서의 시간 손실과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Q6. 대필 원고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귀속되나요?

별도의 특약이 없다면, 저작권법상 실제 글을 작성한 대필 작가에게 저작권이 귀속됩니다. 대필 비용을 전액 지불했더라도 법적 기준은 동일합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계약서 작성 시 '저작재산권 양도 조항'을 명시해야 합니다. 저작인격권(성명표시권)의 경우 법적으로 양도가 불가능하므로, '향후 권리 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합의 조항을 별도로 보완해야 합니다. 이 조항이 누락된 채 책이 출간되면, 나중에 대필 작가가 공동 저자임을 주장하거나 인세 배분을 요구하는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

대필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경우도 매우 흔합니다. 초기 계약 시 작업 기간을 3개월로 잡았더라도, 의뢰인의 개인 스케줄 변동, 추가 자료 요청, 중간 방향 변경 등으로 인해 실제로는 5~6개월까지 늘어나기도 합니다. 계약서에 '작업 기간 초과 시 추가 비용 발생 조건'을 미리 명시해 두면 양측 모두 일정 관리에 긴장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업 창립 기념일이나 은퇴 시점처럼 기한이 정해진 프로젝트라면, 일정을 역산하여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의뢰인이 사전에 자료를 잘 준비해 오면 제작 비용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 사진 정리: 책에 들어갈 사진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캡션을 달아 폴더에 미리 모아두면, 편집 단계에서 발생하는 사진 정리 비용을 아낄 수 있습니다.

  • 연대기 작성: 본인의 연대기를 A4 용지 2~3장 분량으로 요약해 오면, 첫 인터뷰 때부터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어 전체 인터뷰 횟수를 1~2회 단축할 수 있습니다.

  • 셀프 녹음 파일 제공: 특정 주제에 대해 혼자 이야기하듯 스마트폰으로 녹음한 파일을 5~10개 정도 미리 보내주면, 대필 작가가 사전에 구조를 파악할 수 있어 작업 효율이 크게 올라갑니다.

결과물의 품질을 높이는 참여도와 일괄 진행의 장점

대필 과정에서는 의뢰인의 참여도가 최종 결과물의 품질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입니다. 인터뷰에서 얼마나 솔직하고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주느냐에 따라 원고의 깊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대필 작가라 할지라도 의뢰인이 핵심 이야기를 꺼내주지 않으면 표면적인 서술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하기 전, 해당 주제에 얽힌 당시의 기억과 감정을 미리 복기해 두면 인터뷰 내용이 훨씬 풍성해집니다.

더불어 대필부터 출판까지 한 업체에서 일괄 진행하면 원고 단계에서 편집·디자인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 과정이 매우 매끄럽습니다. 대필 작가와 편집자가 같은 팀 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원고의 전체적인 맥락과 집필 의도를 완벽히 이해한 상태에서 편집이 진행됩니다. 만약 이를 각각 별개의 업체에 맡기게 되면, 새 편집자가 원고의 배경을 처음부터 다시 파악해야 하므로 불필요한 시간이 추가됩니다. 특히 자서전이나 회고록처럼 의뢰인의 개인적인 서사가 깊게 담긴 원고일수록, 이러한 맥락 이해도가 편집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므로 일괄 진행 방식의 장점이 큽니다.

리퍼블릭미디어에서는 대필 계약을 진행할 때 저작권 양도 조항, 수정의 명확한 범위, 추가 인터뷰 비용 기준, 출판 연계 여부 등을 표준 계약서 항목에 빠짐없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의뢰인들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겪는 이 6가지 상황을 사전에 계약 조건으로 확실히 정립해 두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호 갈등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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