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제작 뿌듯하긴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1년 넘게 고생한 백서 작업이 끝났습니다.
매년 '내년엔 절대 안 해야지'하면서도 매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마감 작업을 하고 있는 저를 보며 현타가 옵니다.
편집 작업을 할 땐 죽도록 힘들면서도, 막상 백서 제작이
다 끝나면 시원하면서도 뭔가 아쉬워,
이러이러한 부분을 개선했다면 더 잘했을 텐데...하는
기묘한 감정을 남기는 과제가 백서 제작인 듯해요.
백서제작을 맡기는 실무자들은,
일을 맡기는 시점에서는 나름 의기양양합니다.
우리도 어지간한 산전수전은 다 겪어봤고,
문서 작업이라면 지독하게 많이 해봤기에
백서 제작쯤은 일도 아니라는 겁니다.
"브로슈어, 소식지랑 비슷한 거 아니에요?"
맞아요. 비슷해요, 라고 처음에 맞장구쳐드립니다.
왜냐하면 처음엔 말해도 모르거든요.
200~300p를 기획하고 글을 써낸다음에 이걸
디자인을 하고 조판하는 그 과정의 어려움을 말이죠.
왜 수많은 실무자들이 이걸 1년 넘게 붙들고 있는 걸까요.
그러니까 해보면 알게 되는 거죠.
백서 제작에 필요한
자료가 잘 정리되어 있는 곳들도 그럴진대
자료가 전무해서 연표부터 잡아나가야 하는 곳들은
정말 각오를 하고 임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발주처 쪽에서
뭔가 일을 도와주신다고 하기엔 좀 애매해요.
결국 백서 제작 업체에서 필요한 것들이 계속 요청이 오고,
이를 받아서 준비하는 게 일이라면 일이겠지만.
(아, 일이 많은 게 맞구나...)
백서 제작이 처음이라면 두려워하진 마세요.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가면 부담이 없지만,
처음부터 어떻게 정상까지 오르지, 하고 지레 겁을
먹으면 한도 끝도 없이 어려워 보이는 게 백서 제작입니다.
자료를 준비하는 일도, 인터뷰를 할 관계자를 섭외하는 일도
업체가 쓴 초안을 보고 이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손을 대야
할지 난감할 때도...
결국 답은 다 나오게 되어 있거든요.
다만 백서 제작 업체한테 모든 걸 맡겨놓고
뒷짐지고 나중에 검수만 하는 단순한 과정은
아니라는 것만은 명확히 밝혀두어야겠네요.
저희는 백서 제작 의뢰를 받고 착수할 때마다
이것이 왜 공동 작업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말씀드립니다.
글을 쓰거나 디자인을 하지 않더라도,
글을 쓰는 것과 디자인을 하는 것처럼 왠지 깊게, 깊게..
과업 과정에 관여하게 된다는 게 백서 제작의
매력(?) 또는 함정입니다.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