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에는 정해진 순서가 있습니다


“쓸 내용은 다 있는데, 어떤 모양으로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보도자료를 처음 쓰시는 분들이 막히는 지점은 대개 내용이 아니라 형식입니다. 보도자료에는 통용되는 배열 순서가 있습니다. 저는 이 형식이 격식 때문이 아니라 기자가 읽는 방식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는 하루에도 수십 건을 훑으며 쓸 것을 고릅니다. 그러니 위에서부터 중요한 순서로 놓여 있어야 하지요.
배열 순서

첫 문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기자가 여기까지만 읽고 넘길 수도 있습니다.
맨 위에는 보도 시점을 적습니다. 바로 보도해도 되는지, 희망하는 날짜가 있는지입니다. 그 아래로 제목, 부제, 첫 문단, 본문, 인용문, 문의처가 차례로 오고, 사진과 자료는 별도 파일로 첨부합니다.
이 가운데 첫 문단이 핵심입니다. 기자가 첫 문단만 읽고 넘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를 두세 문장 안에 담아 보십시오. 그리고 아래로 갈수록 덜 중요한 내용이 오게 하십시오. 지면이 모자라면 뒤에서부터 잘려 나갑니다.
형식에서 챙길 것
분량은 A4 한 장 안팎이 흔합니다. 한 문단은 세 문장 안팎으로 끊고, 수치는 숫자로 쓰고 단위를 붙입니다. 인용문에는 누가 말했는지 직함과 함께 적습니다.
자주 빠뜨리는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약어입니다. 업계에서는 당연한 약어도 기자에게는 낯설 수 있습니다. 처음 나올 때는 풀어 쓰고 괄호 안에 약어를 넣으십시오. 또 하나는 문의처입니다. 문의처가 없으면 기자가 궁금한 것이 생겨도 물어볼 길이 없어 그냥 넘어가게 됩니다.
보낼 때의 규칙
메일 제목에 보도자료임을 밝히고 핵심을 적습니다.
본문에 요약을 쓰고 전문은 첨부합니다. 첨부만 보내면 열어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파일은 문서 형식으로 보냅니다.
사진은 인쇄할 수 있는 해상도로, 별도 파일로 보냅니다.
한 곳씩 따로 보냅니다.
세 번째가 실무에서 자주 걸립니다. 공들여 디자인한 이미지 파일로 보도자료를 보내시는 경우가 있는데, 기자가 텍스트를 옮길 수 없어 쓰기 어렵습니다. 다섯 번째도 중요합니다. 받는 사람이 모두 보이는 단체 메일은 성의 없어 보이고, 경쟁 매체가 함께 받았다는 것도 드러납니다.
제목을 쓰는 법
보도자료에서 가장 많이 다시 쓰이는 것이 제목입니다. 기자가 그대로 쓰거나 조금 고쳐서 기사 제목으로 씁니다.
명사만 늘어놓기보다 주어와 서술어를 갖추시고, 수치가 있다면 넣으십시오. ‘획기적인’, ‘업계 최초’ 같은 꾸밈말은 걸러지기 쉽습니다. 온라인 기사 제목은 화면에서 잘리기도 하니, 핵심은 앞쪽에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저는 25자 안팎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으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제목의 표현이 독자의 검색어와 맞으면 그 길로 찾아오는 사람이 생깁니다. 업계 용어보다 독자가 쓸 법한 말을 고르시는 편이 낫습니다.
형식이 중요한 이유
형식을 지키는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보도자료의 문장이 그대로 기사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그러면 거기 적힌 표현이 검색 결과에 남고, 출처가 분명한 기사의 형태로 생성형 AI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됩니다.
그래서 저는 보도자료를 쓸 때 꾸밈말 대신 사실을 넣으시라고 권합니다. 사실은 그대로 쌓이지만, 홍보 문구는 기사가 되어도 남을 정보가 없습니다. 형식은 읽히기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남기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보도자료 형식은 관행이며 정해진 규격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매체나 분야에 따라 선호하는 형태가 다를 수 있고, 배포한다고 해서 기사 게재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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