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집을 기독교출판사에서 자비출판할 때(비용과 절차)
- 리퍼블릭 편집부

- 5월 11일
- 3분 분량

설교집 자비출판 비용은 일반 에세이나 자기계발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0페이지 내외 흑백 본문 기준 300부 인쇄 시 300만~500만 원 선이 시장 평균이다. 여기에 편집비, 교정교열비, 표지 디자인비가 포함된다. 그런데 설교집은 일반 원고와 편집 과정이 다르다. 설교 원고는 대부분 구어체 녹취록이 기반이다. 설교를 녹음한 뒤 녹취록을 풀고 이것을 문어체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구어→문어 전환" 작업이 편집비에 포함되는지 별도인지에 따라 비용 차이가 크다. 일부 기독교출판사는 녹취→원고 정리→윤문을 일괄 패키지로 제공하는데, 이 경우 편집비가 100만~200만 원 추가된다.
설교집 편집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성경 인용 처리다. 설교에는 성경 구절이 수십~수백 개 등장한다. 이 구절들을 정확한 번역본(개역개정, 새번역, NIV 등)으로 대조·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설교 현장에서는 기억에 의존해서 인용하기 때문에 실제 성경 본문과 다른 경우가 빈번하다. 이 대조 작업을 편집자가 하느냐 저자(목사)가 하느냐에 따라 편집 기간이 크게 달라진다. 직접 대조하면 비용은 줄지만 시간이 2~4주 추가된다. 출판사에 맡기면 구절당 500~1,000원 정도의 별도 대조비가 발생하는 곳도 있다. 300개 구절이라면 15만~30만 원이다.
성경 본문 저작권도 주의해야 한다. 대한성서공회의 개역개정판은 500단어 이내 인용 시 별도 허락이 필요 없지만, 이를 초과하면 서면 허락을 받아야 한다. 설교집 한 권에 인용되는 성경 본문이 500단어를 넘기는 경우가 많으므로 출판 전에 대한성서공회에 인용 허락 신청을 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신청 자체는 무료이고 처리 기간은 1~2주다. 새번역이나 공동번역도 마찬가지로 저작권이 있다. NIV, ESV 같은 영어 번역본은 각각의 저작권자에게 별도로 허락을 받아야 한다.
기독교출판사를 선택할 때 확인할 사항이 있다.
첫째, 기독교 서점 유통망에 입점이 되는지다. 일반 서점(교보, 예스24)뿐 아니라 갓피플, 두란노서원, CBS 기독교방송 등 기독교 전문 유통 채널에 입점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기독교 서적은 일반 서점보다 기독교 전문 서점에서의 판매 비중이 훨씬 높다. 교인 대상 서적이라면 갓피플 입점 여부가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둘째, 교회 대량 납품 시 할인율이 어떻게 되는지다. 설교집은 교인 배포용으로 100~200부를 교회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저자 직접 구매 할인율이 정가의 40~50%인지, 20~30%인지에 따라 실질 비용이 달라진다.
셋째, 출판사의 기독교 서적 편집 경험이다.
기독교 서적은 신학 용어, 교단별 용어 차이(장로교·감리교·침례교 등), 히브리어·헬라어 표기 등 특수한 편집 역량이 필요하다. 일반 자비출판사에 맡기면 신학 용어 오류를 잡지 못하거나, 성경 구절 번역본을 혼용하는 실수가 발생한다. 기독교 전문 출판사라면 이런 부분을 자동으로 체크하는 편집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있다.
설교집의 판형과 페이지 구성도 비용에 영향을 준다. 설교집은 대부분 신국판(152×225mm)을 쓰지만 묵상용이나 휴대용으로 사국판(127×188mm)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판형이 작아지면 같은 분량이라도 페이지가 늘어나 인쇄비가 올라간다. 설교 편당 페이지 수는 본문 밀도에 따라 6~10페이지 정도이므로 30편을 담으면 180~300페이지가 된다. 설교와 설교 사이에 묵상 페이지나 적용 질문을 넣는 구성도 인기가 있는데 이 경우 50~80페이지가 추가된다. 소그룹 교재 겸용으로 기획하면 교회 내 활용도가 높아져 판매 부수를 늘리는 데 유리하다.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도 있다. 설교 녹취→원고 정리 단계를 직접 하거나 교회 행정 담당자에게 맡기면 편집비를 50만~100만 원 줄일 수 있다. 녹취 전문 업체에 의뢰해도 시간당 15,000~25,000원 수준이므로 10시간 분량(설교 20~30편)이라면 15만~25만 원이면 된다. 다만 녹취록을 그대로 책에 싣는 것은 가독성이 떨어지므로 최소한의 윤문은 필수다. 설교 특유의 반복 구문("아멘?" "할렐루야" 등), 즉흥적 일화, 청중 반응 부분을 삭제하거나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한 가지 더 고려할 옵션이 POD 병행이다. 설교집은 출간 직후 교인 배포로 초판 대부분이 소진되고, 이후 판매가 급감하는 패턴이 일반적이다. 초판 200~300부를 오프셋으로 찍어 교회 배포용으로 쓰고, 이후 추가 구매 수요는 부크크나 교보 퍼플 같은 POD로 전환하면 재고 부담 없이 지속 판매가 가능하다. 설교집은 흑백 텍스트 위주여서 POD 인쇄 품질로도 충분하다.
출간 시기도 고려해야 한다. 기독교 서적은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직전 2~3주가 판매 피크 시즌이다. 이 시기에 맞춰 출간하면 교인 선물용 구매가 늘어난다. 특히 설교집은 성탄절 시즌에 목회자 간 선물로 주고받는 문화가 있어서 11월 초에 출간하면 12월 판매에 유리하다.
출간 후 마케팅에서도 기독교 서적은 일반 서적과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교회 소식지, 교단 신문(기독신문,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등), 기독교 팟캐스트, 유튜브 설교 채널 등이 효과적인 홍보 채널이다. 교보문고 베스트셀러에 올리는 것보다 갓피플 주간 베스트에 올리는 것이 기독교 독자층에게는 훨씬 영향력이 크다. 출간 첫 주에 교인들의 집중 구매를 유도하면 주간 베스트 진입이 가능하고, 이것이 자연 검색 노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출간 후에도 대필 작가와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정해두면 좋다. 출간 이후 독자 반응이나 서평에 대한 대응, 개정판 작업, 미디어 인터뷰 시 배경 자료 제공 등에서 대필 작가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 계약서에 출간 후 3~6개월간의 사후 지원 범위를 명시해두면 이런 상황에서 추가 비용 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완성된 원고의 문체 통일성도 검토해야 한다. 인터뷰 시기별로 의뢰인의 감정 상태나 이야기 톤이 달라질 수 있고, 대필 작가도 장기간 작업하다 보면 초반과 후반의 문체가 미세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최종 원고를 전체적으로 한 번 통독하면서 문체의 일관성, 시제의 통일, 호칭의 일관성을 체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작업은 대필 작가가 아닌 제3자 편집자가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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