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사례집 외주, 3개월 뒤 어떻게 될지 예측해본 결과는?
- 리퍼블릭 편집부

- 8월 28일
- 4분 분량

*이 글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팩션으로, 우수사례집 제작 단계를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이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니..."
김미영 차장의 하루는 평범하게 시작됐다.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여는 그녀에게 팀장이 다가왔다.
"미영씨, 우리 부서 우수사례집 한 번 만들어보면 어때? 예산 1,000만원 정도 생각하고 있어. 어차피 자료는 다 있으니까 대행사한테 맡기면 금방 나올 거야."
그 순간 미영씨는 생각했다. '우수사례집? 그냥 파워포인트 자료 예쁘게 꾸미는 정도 아닌가?'
6개월 후,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1장: "예산이 부족하다고요?"
미영씨가 처음 만난 대행사 담당자는 리퍼블릭미디어의 책임편집자였다. 15년 경력의 베테랑이라는 그는 미영씨의 기대를 단숨에 무너뜨렸다.
"150페이지 풀컬러에 1,000부 인쇄를 1,000만원으로 하시겠다고요?"
에디터의 표정이 조금 곤란해졌다.
"차장님,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그 예산으로는 50페이지 정도가 한계예요. 왜 그런지 설명드릴게요."
예산의 진실
리퍼블릭미디어 에디터는 노트북을 켜더니 실제 프로젝트 사례를 보여줬다.
"작년에 진행한 협력업체 프로젝트를 예로 들어볼게요. 150페이지에 1,000부였는데 총 2,800만원이 들었어요."
미영씨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렇게 많이요?"
"네. 한번 세부 내역을 볼까요?"
취재비만 1,200만원이었다. 5개 지역을 돌며 현장 취재를 하고, 전문 작가가 원고를 쓰는 비용이었다.
"취재를 대충할 수는 없어요. 콘텐츠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거든요. 실제로 H그룹에서 취재비를 절약하려다가 '우리 회사는 워낙 우수해서...' 같은 뻔한 자화자찬으로 채워진 사례집을 만든 적이 있어요. 결과는? 임원진으로부터 '고객이 보기에 뻔하다'는 혹평이었죠."
미영씨는 점점 심각해졌다. '이거 완전 다른 차원의 일이네...'
현실적 대안 찾기
"그럼 우리 예산으로는 뭘 할 수 있을까요?"
리퍼블릭미디어 측에서 대안을 제시했다.
페이지 수 조정: 150페이지 → 100페이지 (500만원 절약)
부수 조정: 1,000부 → 500부 (200만원 절약)
취재 범위 축소: 5개 지역 → 3개 핵심 지역 (300만원 절약)
"하지만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게 있어요. 전문 작가비와 취재비예요. 여기를 아끼면 나중에 후회하게 될 거예요."
미영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2장: 기획 단계의 함정
킥오프 미팅의 악몽
2주 후, 드디어 본격적인 킥오프 미팅이 열렸다. 참석자는 미영씨, 팀장, 그리고 타 부서에서 온 박 과장까지 총 3명이었다.
리퍼블릭미디어 편집자가 첫 번째 질문을 던졌다.
"이 우수사례집의 최종 독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해주세요."
미영씨: "저희 직원들 교육용이에요."
팀장: "아니지, 대외 홍보용이잖아."
침묵.
편집자가 웃으며 말했다. "이런 상황을 너무 많이 봤어요. D식품 프로젝트에서도 '임직원 교육용'이라고 시작했다가 중간에 '투자유치용'으로 바뀌면서 전체 톤앤매너를 갈아엎은 적이 있거든요."
목표 설정의 중요성
"그럼 구체적인 성공 기준을 정해볼까요?"
이번에도 답이 제각각이었다.
미영씨: "그냥... 좋은 반응이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요?" 팀장: "다른 회사보다 잘 만들면 되겠지?"
에디터가 성공 사례를 들려줬다.
"E건설에서는 '수주 성공률 20% 향상'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어요. 그래서 수주 담당자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노하우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구성했죠. 결과는? 실제로 목표를 달성했어요."
첫 번째 위기
회의가 끝나고 미영씨는 머리가 복잡했다. '이렇게 정할 게 많다니...'
더 큰 문제는 다음 주 회의에서 터졌다. 팀장이 갑자기 말했다.
"아, 그런데 다른 팀장님들 의견도 들어봐야겠어요."
에디터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차장님, 이렇게 되면 프로젝트가 표류할 수 있어요. 결정권자가 불분명하면 100% 갈등이 발생해요."
결국 2주가 더 지나서야 팀장이 최종 결정권자로 확정됐다. 벌써 일정이 1개월 지연된 상태였다.
3장: 자료의 늪
"자료는 있다"는 착각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되자 더 큰 문제가 나타났다.
리퍼블릭미디어: "A프로젝트 관련 상세 자료 좀 주세요."
미영씨: "아, 그거 김 대리가 담당했는데... 김 대리님, 자료 있죠?"
김 대리: "네, 있어요. 근데... 파워포인트 20페이지 정도인데 괜찮을까요?"
에디터가 자료를 받아보더니 한숨을 쉬었다.
"차장님, 이거로는 1페이지도 쓰기 어려워요. 구체적인 과정, 수치, 담당자 인터뷰가 필요해요."
이런 일이 반복됐다. I은행 프로젝트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고 했다.
"3개월간 자료 수집만 하다가 일정이 2개월 지연된 적이 있어요. '자료는 각 부서에서 알아서 주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 때문이었죠."
취재의 현실
결국 직접 취재를 나가기로 했다. 미영씨도 함께 지방 출장을 따라갔다.
첫 번째 취재지에서 충격을 받았다. 자료에는 '대성공 프로젝트'라고 되어 있었는데, 현장 담당자가 털어놓는 뒷이야기는 달랐다.
"실제로는 처음에 완전 실패할 뻔했어요. 고객이 화를 내서 담당자가 밤새 사과하러 다녔거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고객의 진짜 니즈를 발견하게 된 거죠."
에디터가 미영씨에게 말했다. "이게 콘텐츠예요. 이런 솔직한 스토리가 있어야 독자들이 공감하고 실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4장: - 디자인의 함정
"예쁘게만 해주세요"라고 요청하면...
원고가 완성되고 디자인 작업에 들어갔다. 팀장이 한 말이 문제였다.
"디자인은 예쁘게만 해주세요."
담당 에디터는 난처해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세요."
"음... 그냥 세련되게? 임팩트 있게?"
결과는 참담했다. 첫 번째 시안을 받은 팀장의 반응이었다.
"전체적으로 아쉽네요. 더 임팩트 있게 해주세요."
이쯤에서 리퍼블릭미디어 대표 작가가 J유통 사례를 들려줬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진행했다가 5번의 전면 재작업을 거친 적이 있어요."
소통의 기술
미영씨가 나섰다. 김 대표에게 배운 '좋은 피드백' 방법을 적용해보기로 했다.
"3페이지 제목이 너무 길어서 가독성이 떨어져요.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구축 사례'를 '혁신 성장 전략'으로 줄여주세요. 우선순위 높음이에요."
동시에 레퍼런스도 첨부했다.
"이런 느낌으로 미니멀하게 해주세요." (A사 사례 첨부)
결과는 놀라웠다. 단 한 번의 수정으로 원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5장: 임원 보고
예상치 못한 변수
최종 검토 단계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졌다. 상무님이 갑자기 검토에 참여한 것이다.
상무: "이거 너무 솔직하게 쓴 거 아닌가? 실패 사례까지 왜 써?"
팀장: "아... 그런가요?" 미영씨: (당황) "그럼 수정해야..."
책임 편집자가 이 부분을 차분하게 설명했다.
"상무님, 부산시청 스마트시티 사례집을 한번 보여드릴게요. 처음에는 '성공 사례만'이라고 하셨는데, 실패 경험을 포함한 솔직한 스토리텔링으로 바꾼 후 반응이 훨씬 좋아졌어요. 실제로 이 사례집을 본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 요청이 10건 이상 왔거든요."
협상의 기술
하지만 상무님은 여전히 불편해했다. 미영씨가 기지를 발휘했다.
"상무님, 그럼 실패 사례는 '도전 과제'로 표현을 바꾸고, 극복 과정을 더 강조하는 건 어떨까요? 메시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톤을 조정하는 거죠."
결국 타협점을 찾았다. 내용은 유지하되 표현 방식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6장: 마무리와 성과
품질 검증
인쇄 전 마지막 검수를 진행했다. 김 대표가 제안한 '3단계 검수 프로세스'를 따랐다.
1단계: 대행사 내부 검수
✓ 2단계: 미영씨 실무진 검수 ✓
3단계: 팀장 최종 결정권자 검수 ✓
품질 평가 기준표로 점검한 결과
내용 정확성: 9점
스토리텔링: 8.5점
디자인 완성도: 9점
편집 품질: 9점
평균 8.9점. 기준점 8.5점을 넘어 인쇄 승인이 떨어졌다.
예상치 못한 성과
우수사례집이 배포된 지 3개월 후, 예상치 못한 연락들이 오기 시작했다.
협력업체에서 "우리도 이런 걸 만들고 싶다"는 문의 5건
타 부서에서 "우리 것도 만들어달라"는 요청 3건
외부 업체에서 벤치마킹 요청 2건
더 놀라운 것은 실제 비즈니스 성과였다. 영업팀에서 고객사 미팅에 이 사례집을 활용한 결과, 성약률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보고했다.
6개월 전의 미영씨와 지금의 미영씨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최근 미영씨에게 후배가 비슷한 프로젝트 상담을 요청했다. 그녀가 전해준 핵심 조언 3가지는 이렇다.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처음부터 확립하라 "결정권자 1명, 실무 담당자 1명. 이것만 명확해도 절반은 성공이에요."
현실적인 예산과 일정을 설정하라 "최소 제작 기간 3개월은 확보해야 해요. 그리고 예산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해야 하는 것'을 기준으로 책정하세요."
내부 정보 공유를 아끼지 마라 "솔직한 이야기가 나올수록 더 좋은 콘텐츠가 만들어져요. 숨기려고 하면 뻔한 자화자찬만 남아요."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