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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보도자료, 어디에 보내야 할까?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16시간 전
4분 분량

“서점에서 보도자료 보내 달라는데, 기자한테 보낸 거 그대로 보내면 돼요?”

출간을 앞둔 저자분께 자주 받는 전화다. 대답은 늘 같다.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같은 책을 소개하는 자료지만, 받는 사람이 보는 게 다르다.

나는 출간 보도자료를 문서 한 장이 아니라 세 가지 쓰임새로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린다. 그렇게 보면 무엇을 넣고 뺄지가 훨씬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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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사람은 이 세 명에게!

 

원본 하나를 충실히 만들고, 받는 사람에 따라 덜어 내거나 더한다.

서점 담당자는 정보가 정확한지를 본다. 기자는 쓸 거리가 있는지를 보고, 사서는 소장할 만한 책인지를 본다. 같은 책이라도 판단 기준이 셋인 셈이다.

그래서 세 개를 각각 새로 쓰지 마시라고 한다. 따로 쓰면 어딘가에서 정가가 다르게 적히고, 저자 소개 문장이 달라진다. 가장 충실한 원본 하나를 만들어 두고 용도에 맞게 덜어 내거나 더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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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용은 빈곳이 없어야 한다

셋 중 서점용이 형식이 가장 분명하다. 항목이 하나라도 비면 등록이 늦어지거나 담당자가 다시 묻는다.

2. 정가. 확정된 값으로.

3. 쪽수. 최종 확정된 쪽수.

4. 발행일. 인쇄를 마친 날이 아니라 판권면에 적힌 발행일.

5. 규격. 판형을 밀리미터로, 제본 방식과 함께.

6. 목차. 장 제목까지 빠짐없이.

7. 저자 소개. 이 주제를 쓸 만한 사람이라는 게 드러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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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ISBN, 분야 분류, 책 소개, 본문 발췌가 붙는다. 이 정보는 서점 페이지에 거의 그대로 올라간다. 빈칸이 많을수록 독자가 살지 말지 판단할 근거가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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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생략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길어서 뺐다고 하신다. 그런데 목차는 독자가 책의 생김새를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단서다. 서점이나 포털의 도서 검색에서 목차까지 검색되는 경우도 있어서, 장 제목에 들어간 말이 독자의 검색어와 맞으면 그 길로 책이 발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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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도 꼼꼼히 보셔야 한다. 신간으로 소개되는 기간이 이 날짜를 기준으로 잡히는 경우가 많다. 인쇄가 끝난 날과 발행일이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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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문, 첫 문단이 가장 중요하다

세 용도에 모두 들어가는 게 책 소개문이다. 가장 여러 번 다시 쓰이는데, 가장 자주 부실한 항목이기도 하다.

나는 보통 네 문단으로 잡으시라고 권한다. 첫 문단에는 이 책이 무엇인지, 누구의 어떤 문제를 다루는지 한두 문장으로. 둘째 문단에는 왜 이 책인지, 같은 분야의 다른 책과 무엇이 다른지. 셋째에는 무엇이 담겼는지. 넷째에는 누가 읽으면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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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첫 문단이 가장 중요하다. 서점 페이지 맨 위, 검색 결과의 요약, 누군가 이 책을 소개할 때 옮겨 적는 문장이 대개 여기서 나온다. 그래서 수식어를 덜고 정보를 넣으시라고 한다. “깊은 통찰을 담은”보다 “20년간 ○○ 일을 해 온 사람이 정리한”이 훨씬 많은 걸 알려 준다.

둘째 문단도 가볍게 넘기면 안 된다. 같은 분야에 이미 책이 있는데 왜 하나가 더 필요한지 답하지 못하면, 독자에게 이 책을 고를 이유가 생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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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는 포인트를 잡아서 보낸다

서점용이 빈칸 없는 정보라면, 언론용은 각도다. 기자가 궁금한 건 판형이 아니라 왜 지금 이 책이 기사가 되느냐다.

그래서 원본에 몇 가지를 더한다. 기사 제목의 재료가 될 한 줄 소개, 지금 이야기되는 사안과 이어지는 지점, 인용할 만한 본문 발췌, 인쇄해도 깨지지 않는 해상도의 표지 이미지, 그리고 문의 연락처.

이 중 실무에서 제일 효과가 좋은 건 본문 발췌다. 기자가 책을 다 읽고 인용할 대목을 찾을 시간은 거의 없다. 미리 뽑아 드리면 그 대목이 그대로 쓰이는 일이 많다. 반대로 규격이나 전체 목차는 언론용에서는 뒤로 미뤄도 된다. 기사에 들어갈 일이 드문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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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는 판매가 아니라 소장 가치를 본다

도서관이나 기관 담당자는 잘 팔릴 책인지 묻지 않는다. 소장할 이유가 있는지를 본다. 그래서 어떤 이용자에게 필요한 책인지, 이미 있는 비슷한 책과 무엇이 다른지, 참고문헌이나 연표, 사진 자료처럼 자료로서 쓸모가 있는지, 분야 분류는 무엇인지를 적어 드린다.

자비출판 책이 강해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지역의 역사, 한 회사의 기록, 특정 분야의 실무 경험은 상업 출판이 잘 다루지 않는 영역이라 자료로서 찾는 사람이 있다. 그러니 도서관용 자료에는 판매 문구 대신 이 책이 무엇을 기록했는지를 앞에 두시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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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등록된 정보는 오래 남는다

보도자료 일이 배포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여기 적은 정보가 어디에 남는지를 보셔야 한다.

서점에 등록된 도서 정보는 그 페이지에 공개되고 검색 엔진에 색인된다. 책을 내면 발행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국립중앙도서관에 납본하게 되어 있고, 납본된 책은 국가 문헌으로 보존되어 도서관 목록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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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나 Perplexity 같은 AI 검색도 이렇게 공개된 웹 정보를 찾아 답을 만든다. 제목, 저자, 출판사, 발행일, 분류, 책 소개가 정리된 형태로 공개돼 있으면, 누군가 그 주제를 물었을 때 이 책이 답의 재료로 쓰일 여지가 생긴다. 물론 보장되는 일은 아니다.

여기서 품질이 갈린다. 책 소개가 “감동적인 이야기” 같은 수식으로만 채워져 있으면 가져다 쓸 정보가 없다. 무엇을 다뤘고 어떤 자료에 근거했는지가 적혀 있어야 인용될 여지가 생긴다. 저자 소개도 그렇다. 경력을 줄줄이 늘어놓기보다 어떤 분야에서 무엇을 해 온 사람인지가 구체적이어야 그 분야의 질문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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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보도자료를 홍보 문서이면서 동시에 이 책의 ’데이터’를 만드는 문서라고 말씀드린다. 한번 여러 곳에 퍼진 정보는 하나하나 고치기 어렵다. 처음에 정확히 쓰는 편이 훨씬 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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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에 보내나

시점

보낼 곳

준비 상태

출간 3주 전

서점 등록 담당

서지 정보 확정

출간 1~2주 전

언론 매체

표지 이미지와 발췌 포함

출간 시점

내 채널과 지인

구매 링크 포함

출간 직후

서평단, 증정 대상

짧은 버전

출간 2~4주 뒤

도서관, 기관

실물 또는 자료집

그 이후

강연·행사 섭외처

요청이 오면

내가 일하면서 잡아 온 대략의 순서다. 서점마다, 매체마다 사정이 달라서 정답이라기보다 출발점으로 보시면 된다.

서점 등록을 늦추면 출간일에 서점 페이지가 비어 있다. 신간으로 보일 수 있는 시기를 그만큼 날린다. 언론은 너무 늦게 보내면 신간으로 다룰 때가 지나 버리고, 너무 일찍 보내면 기자가 책을 확인할 수 없다. 도서관은 조금 여유를 두셔도 된다. 신간이냐보다 자료로서의 가치를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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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에서 나눠 쓰는 순서

2. 원본을 만든다. 서점용 필수 항목을 모두 채운, 가장 충실한 버전.

3. 언론용을 뽑는다. 한 줄 소개, 시의성, 본문 발췌를 앞으로 올리고 규격은 뒤로.

4. 도서관용을 뽑는다. 누가 쓸 책인지, 자료로서 무엇이 있는지를 앞으로.

5. 짧은 버전을 만든다. 서평단 모집이나 SNS 게시물에 쓸 300자 안팎.

6. 한 폴더에 모아 둔다. 고칠 일이 생기면 원본부터 고치고 나머지에 반영한다.

다섯 번째를 꼭 권한다. 출간 뒤에도 자료를 달라는 요청은 생각보다 오래 이어진다. 그때마다 새로 쓰면 표현이 조금씩 달라지고, 결국 정보가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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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하는 실수

정가나 쪽수가 확정되기 전에 보내는 경우가 제일 많다. 바뀌면 등록 정보를 전부 다시 고쳐야 한다. 그다음은 목차를 빼는 경우, 저자 소개를 이력 나열로만 채우는 경우, 표지 이미지를 웹용 저해상도로 보내는 경우다. 웹용 이미지는 지면 기사나 인쇄물에 쓸 수 없다. 출간 후 한참 지나 보내는 것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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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받는 질문

출판사가 만들어 주지 않나요? 계약에 따라 다르다. 자비출판이라면 저자가 초안을 내는 경우가 많다. 책의 의도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저자이니, 초안은 직접 쓰고 다듬는 편이 결과가 낫다.

언제까지 준비하면 되나요? 출간 2주 전에는 확정하시는 게 좋다. 서점 등록과 언론 배포를 출간일에 맞춰야 한다.

분량은요? 원본 기준 A4 두세 장이면 충분하다. 다만 목차와 저자 소개는 줄이지 마시라.

전자책도 따로 만들어야 하나요? 종이책과 전자책은 ISBN이 달라서 서지 정보가 따로 등록된다. 내용은 같이 쓰되 형태 정보와 번호는 따로 적으셔야 한다.

서점과 도서관의 도서 정보 양식과 요구 항목은 기관마다 다르고 바뀔 수 있다. 실제로 내기 전에 해당 기관의 안내를 확인하시라. 보도자료를 보낸다고 기사 게재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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