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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출판사 고르기 : 회사 규모보다 계약서에서 먼저 확인할 점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1일 전
  • 3분 분량

대형 출판사는 품질이 높고, 1인 출판사는 싸고 빠르다는 비교는 편리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규모는 직원 수를 말할 뿐, 내 책의 담당자가 누구인지와 계약 종료 뒤 무엇이 남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따라서 회사 규모만 비교하기보다 계약 기간과 작업 범위, 저자에게 제공되는 파일과 권리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오프라인 유통과 매대 진열은 같은 말이 아니다

‘전국 서점 유통 가능’은 보통 서점 시스템에서 주문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요 매장에 초도 물량이 자동으로 깔린다는 뜻은 아니다. 서점 DB 등록, 주문 가능, 매장 입고, 눈에 띄는 진열대 배치는 서로 다른 단계다. 계약 전에 어느 단계까지 기본 서비스인지, 매장 입고는 누가 영업하고 반품 재고는 누가 부담하는지 물어야 한다.

유통망이 넓다는 문장보다 실제 책 한 종의 경로를 보여 달라고 요청하는 편이 낫다. 출간 후 어느 서점에 언제 등록됐는지, 판매·반품 내역을 어떤 형식으로 받는지, 정산 주기는 얼마인지 확인한다. ‘다 알아서 해드립니다’는 상담할 때는 포근하지만 계약서에서는 다소 애매한 문장이다.

규모별 장단점은 ‘경향’일 뿐 보증서가 아니다

대형 또는 종합형 업체

편집·디자인·유통·마케팅 인력이 분업되어 복잡한 프로젝트를 소화하기 쉽다. 다만 실제 담당자의 경력과 외주 비중, 담당자가 바뀔 때의 인수인계 방식까지 확인해 보자. 회사 이름이 크다고 내 원고를 맡는 편집자의 경력까지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자비출판 전문 업체

공정과 패키지가 표준화되어 일정·견적을 비교하기 쉽다. 반면 패키지 밖의 구조 편집, 표·그림 재제작, 복잡한 색인, 추가 교정은 별도 비용이 될 수 있다. 패키지 이름보다 포함 산출물과 수정 횟수를 읽어야 한다.

1인 출판사·소규모 스튜디오

의사결정이 빠르고 한 사람이 원고 맥락을 끝까지 이해하는 장점이 있다. 담당자의 역량이 곧 회사 역량이므로 유사 장르 실물과 일정 대응 계획이 중요하다. 휴가나 질병처럼 한 사람에게 일이 집중될 때의 백업 체계도 물어봐야 한다.

자비출판 계약서에서 확인할 7가지

1.  편집 범위: 구조 편집·윤문·교정교열 가운데 무엇이 포함되고, 수정은 몇 회 가능한가.

2.  디자인 범위: 표지 시안 수, 내지 샘플 승인, 사용 서체·이미지 라이선스를 확인한다.

3.  제작 파일: 최종 PDF뿐 아니라 편집 가능한 원본 파일 제공 여부와 추가 비용을 확인한다.

4.  ISBN과 발행처: ISBN의 발행처가 누구이며, 계약 종료 뒤 재출간·개정판은 어떻게 처리하는가.

5.  유통과 정산: 유통 서점, 계약 기간, 정산 주기, 판매·반품 자료 열람 범위를 확인한다.

6.  재고 처리: 보관료, 파본, 반품, 계약 종료 시 잔여 재고의 배송·폐기 비용을 정한다.

7.  2차 활용 권리: 전자책·오디오북·번역·영상화·강의 자료 사용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 정한다.

문화체육관광부 표준계약서가 출판권, 전자출판, 저작재산권 양도, 저작물 이용을 별도 유형으로 나눈 이유도 권리의 범위와 기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비출판 계약서가 표준계약서와 똑같을 필요는 없지만, 계약서 형식이 다르더라도 어떤 권리를 누구에게 얼마나 오래 맡기는지는 분명히 적혀 있어야 한다.

ISBN이 출판사 명의면 책을 빼앗긴다는 말도 절반만 맞다

ISBN은 책의 상품 식별번호이지 저작권 증명서가 아니다. 출판사 명의로 ISBN을 발급했다고 해서 저작권이 자동으로 출판사에 넘어가지는 않는다. 다만 계약이 끝난 뒤 기존 판의 유통을 중단하고 다른 발행처에서 새 판을 낼 때는 새 ISBN과 서점 정보 재등록이 필요할 수 있다. 진짜 쟁점은 번호의 ‘명의’ 자체보다 계약 종료 후 파일·재고·판매정보·개정판 권리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다.

ISBN과 저작권은 별개다. 다만 출판 계약이 끝날 때 기존 판의 유통, 제작 파일, 재고, 개정판 발행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계약서에서 함께 확인해야 한다.

 

세 곳을 비교할 때 같은 질문을 보내라

업체마다 다른 자료를 주고 견적을 받으면 가격 비교가 무의미해진다. 원고 글자 수 또는 파일, 예상 판형·쪽수, 교정 수준, 표·사진 수, 인쇄 부수와 사양, 유통 범위, 희망 일정을 같은 양식으로 보내야 한다. 이후 총액이 아니라 항목별 산출물과 제외 사항을 한 줄씩 비교한다.

실물 샘플도 ‘예쁜 책 한 권’만 보지 않는다. 내가 만들 책과 같은 장르·분량·도표 복잡도를 가진 최근 책 두세 권을 본다. 책등 접착, 펼침성, 본문 글줄 길이, 표와 각주, 사진 톤, 오탈자를 확인한다. 포트폴리오는 업체가 가장 잘한 일을 보여 주고, 계약서에는 내 책을 제작할 때 업체가 실제로 맡을 일이 적혀 있다. 둘 다 봐야 한다.

최종 선택은 점수표보다 ‘탈락 조건’이 빠르다

 계약서에 유통 기간·정산·해지·재고 처리 조항이 없다.

교정교열과 단순 맞춤법 검사를 같은 서비스처럼 설명한다.

저작권·출판권·제작 파일 소유를 질문했는데 답을 흐린다.

 유사 장르의 최근 실물이나 담당자 경력을 확인할 수 없다.

 지나치게 낮은 견적의 이유를 묻자 ‘원래 다 포함’이라고만 답한다.

좋은 출판사는 저자가 원하는 것을 모두 받아 적는 곳도, 전문가 판단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곳도 아니다. 결과물·권리·일정·비용을 문서로 설명하고, 원고에 필요한 반대 의견을 근거와 함께 제시하는 곳이다. 회사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약이 끝난 뒤 저자에게 어떤 파일과 권리, 판매 자료가 남는지다.

참고 자료

문화체육관광부,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 10종

문화체육관광부, 권리 이전 범위와 기간을 명확히 한 표준계약서 설명

=국가법령정보센터, 저작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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