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자서전 대필, 인터뷰는 몇 회나 해야 하나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5월 11일
  • 3분 분량

자서전 대필을 의뢰하면 가장 먼저 궁금한 것이 "인터뷰를 몇 번이나 해야 하나"다. 업체마다 3회, 5회, 10회 등 천차만별이다. 실무적으로 200페이지(약 8만~10만 자) 분량의 자서전을 완성하려면 최소 3~5회, 회당 2~3시간의 심층 인터뷰가 필요하다. 총 인터뷰 시간은 10~15시간 정도가 표준이다.

인터뷰 횟수가 적다고 해서 반드시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인터뷰 전 준비"에 달려 있다. 인터뷰 전에 의뢰인이 연대기를 미리 정리해 오면 작업 효율이 크게 올라간다. 출생, 학교, 군대, 직장, 결혼, 자녀, 사업, 은퇴 등 주요 시점을 연도별로 나열하고, 각 시점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를 2~3줄씩 메모해오는 것이다. 이 연대기가 있으면 인터뷰에서 바로 핵심 일화를 깊이 파고들 수 있다. 연대기 없이 인터뷰를 시작하면 첫 1~2회는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소모되어 인터뷰가 5~7회로 늘어난다.

인터뷰 방식도 결과물 품질에 영향을 준다. 대면 인터뷰가 가장 좋다. 표정, 몸짓, 침묵의 뉘앙스를 대필 작가가 직접 느끼면서 메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뢰인이 특정 일화를 이야기할 때 눈시울이 붉어지거나 목소리가 떨리면, 그 대목이 책에서 핵심 장면이 될 수 있다. 비대면(화상·전화) 인터뷰는 지방 거주자나 해외 거주자를 위한 차선책이지만, 감정적 디테일을 놓치기 쉽다. 대면이 불가능하면 최소 첫 회와 마지막 회는 대면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

녹취와 녹취록 작성은 인터뷰 다음 단계다. 대부분의 대필 작가가 인터뷰를 녹음하고 녹취록을 작성한다. 녹취는 의뢰인의 동의를 받고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녹취록 작성은 1시간 분량 녹음에 약 3~4시간이 소요된다. 10시간 인터뷰라면 녹취록 작성에만 30~40시간이 들어간다. 일부 대필 작가는 AI 자동 음성 인식(네이버 클로바노트, 구글 음성인식 등)을 활용해 초벌 녹취를 빠르게 뽑고, 오류를 수동으로 교정하는 방식을 쓴다. 이렇게 하면 녹취 시간을 50% 정도 단축할 수 있다.

녹취록에서 원고로 전환하는 과정이 대필의 핵심이다. 녹취록은 구어체 그대로이므로 문어체로 전환해야 한다. 반복, 군말, 탈선, 시간 순서 뒤섞임을 정리하고, 논리적 흐름에 맞게 재구성하는 작업이다. 이 단계에서 대필 작가의 역량 차이가 가장 크게 드러난다. 경험 많은 작가는 녹취록에서 핵심 장면을 추출하여 문학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고, 경험이 부족한 작가는 녹취록을 단순히 문어체로 바꾸는 수준에 그친다.

전체 작업 기간은 보통 3~6개월이다. 인터뷰 1~2개월, 초고 집필 1~2개월, 수정·검토 1~2개월이 표준적인 타임라인이다. 급한 경우 2~3개월 안에 완성할 수 있지만 품질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의뢰인이 초고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면 전체 일정이 밀린다. 계약 시 의뢰인의 검토 기간을 명시해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초고 납품 후 2주 이내에 피드백을 제공한다"는 조항이 있으면 일정 관리가 수월하다.

인터뷰 외에 의뢰인이 준비해야 할 자료가 있다. 사진(어린 시절, 가족, 직장, 중요 행사), 상장·감사장·신문 기사 스크랩, 일기·편지·메모 등의 1차 자료다. 이런 자료가 있으면 인터뷰에서 기억나지 않는 세부 사항을 보완할 수 있고, 책에 사진 자료를 삽입해 풍성함을 더할 수 있다. 사진은 최소 300dpi 이상의 고해상도 스캔본이 필요하다. 오래된 사진은 원본을 인쇄소급 스캐너로 스캔하면 상당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

인터뷰 질문 설계도 결과물 품질에 큰 영향을 준다. 경험 많은 대필 작가는 단순 연대기 질문이 아니라 감정과 디테일을 끌어내는 질문을 한다. 단순 사건 나열이 아니라 의뢰인의 내면이 드러나는 자서전이 독자에게 감동을 준다.

의뢰인의 가족이나 지인을 인터뷰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의뢰인 본인의 기억만으로는 한쪽 시점에 치우칠 수 있다. 배우자, 자녀, 오래된 친구, 직장 동료 등 1~2명을 추가로 인터뷰하면 다각적인 시점이 확보되어 입체적인 서술이 가능하다. 추가 인터뷰는 보통 1~2회, 각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추가 비용은 30만~50만 원 선이다. 다만 가족 인터뷰에서 의뢰인이 원하지 않는 내용이 나올 수 있으므로 어떤 범위까지 반영할지 의뢰인과 사전에 합의해야 한다.

비용 절감 방법도 있다. 인터뷰 전에 의뢰인이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혼자 녹음해서 보내면 대필 작가의 인터뷰 횟수를 줄일 수 있다. 출퇴근길이나 산책 중에 특정 주제(어린 시절, 직장 생활, 가장 힘들었던 순간 등)에 대해 30분~1시간씩 녹음하면 된다. 이 "셀프 녹음"이 5~10개 모이면 대필 작가가 전체 구조를 파악하기 훨씬 쉬워지고, 심층 인터뷰를 2~3회로 줄일 수 있다. 인터뷰 1회를 줄이면 대필료에서 30만~50만 원을 절감할 수 있으므로 의미 있는 차이다.

작업 도중에 의뢰인이 추가 일화를 떠올리는 경우도 많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 잊고 있던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추가 요청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지도 미리 정해두는 것이 좋다. 초고 납품 전까지는 추가 일화를 반영하되, 초고 납품 후에는 구조 변경 없이 기존 챕터 안에서 삽입 가능한 범위로 한정하는 것이 작업 효율 면에서 합리적이다.

마지막으로, 완성된 원고의 팩트체크가 중요하다. 자서전은 의뢰인의 기억에 의존하기 때문에 날짜, 지명, 인물명, 사건의 순서 등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수십 년 전의 사건은 기억이 왜곡되기 쉽다. 가능하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초고를 읽히고 사실 관계를 교차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공적 기록(신문 기사, 학교 졸업 연도, 회사 설립일 등)은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출간 후 "이건 사실이 아닌데"라는 주변의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댓글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