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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출판 적정 비용, 현직 출판 편집자가 알려드리는 범위는?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5일 전
  • 4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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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출판 적정 비

안녕하세요. 지난번 AI 원고에 대한 글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상담 문의가 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편집자님, 자비출판하는 데 도대체 얼마나 들어요?"

오늘은 10년간 현장에서 지켜본 자비출판 비용의 실체를 솔직하게 말씀드리려 합니다. 광고나 홍보가 아닌,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로요.

먼저, 예산부터 정하세요

작년에 만난 최 작가님의 이야기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퇴직금으로 평생의 꿈이던 소설집을 내고 싶어하셨는데, 처음 상담 때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편집자님, 제가 3,000만원 정도 준비했는데 충분할까요?"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물론 3,000만원이면 충분히 멋진 책을 만들 수 있지만, 대부분의 자비출판은 그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도 가능하거든요.

반대로 지난달에는 "50만원으로 책 한 권 낼 수 있나요?"라고 묻는 분도 계셨습니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상당한 타협이 필요하죠.

결국 자비출판 비용을 논하기 전에 '내가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는가'부터 정하셔야 합니다.

현실적인 비용 설계 방법!

제가 지금까지 함께한 자비출판 프로젝트들을 바탕으로 비용 구조를 정리해드리겠습니다.

1. 기본 편집 과정 (200페이지 기준)

원고편집 (내용 검토 및 수정)

  • 전문 편집자: 150-300만원

  • 경력 있는 프리랜서: 80-150만원

  • 신진 편집자: 50-80만원

실제 사례를 말씀드리면, 요리책을 준비하던 김 셰프는 처음에 가격만 보고 신진 편집자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전문 용어 사용이 많은 원고였는데 편집자가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재작업이 필요했죠. 결국 비용과 시간이 더 들었습니다.

교정·교열 (맞춤법, 문장 다듬기)

  • 1차 교정교열: 80-120만원

  • 2차 교정교열: 40-60만원

  • 최종 교정: 20-30만원

여기서 많은 분들이 실수하는 게, 교정교열을 한 번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겁니다. 하지만 레이아웃 작업 후 다시 한 번은 꼭 필요해요.

2. 디자인 작업

표지 디자인

  • 전문 디자이너 (포트폴리오 풍부): 100-300만원

  • 일반 디자이너: 50-100만원

  • 템플릿 활용: 20-50만원

지난해 자서전을 준비하던 이 회장님은 "표지가 뭐가 중요해요?"라고 하시며 가장 저렴한 옵션을 선택하셨습니다. 하지만 막상 완성된 책을 보시고는 "이게 내 전문가가 디자인한 거라고?"라며 아쉬워하시더군요. 결국 다시 작업했죠.

내지 디자인 (레이아웃)

  • 복잡한 구성 (도표, 이미지 많음): 200-400만원

  • 일반적인 구성: 100-200만원

  • 단순한 텍스트 위주: 50-100만원

3. 인쇄 및 제작

종이책 인쇄비 (200페이지, 500부 기준)

  • 고급 용지 + 양장: 120-180만원

  • 일반 용지 + 무선제본: 80-120만원

  • 경제형 옵션: 50-80만원

여기서 주의하실 점은 부수입니다. 처음 자비출판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500부 이상을 찍으려고 하세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인들에게 나눠주고 판매까지 고려하면 200-300부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작년에 육아서를 쓴 박 작가님의 경우 1,000부를 찍었는데, 지금도 창고에 100부가 그대로 있어요.

전자책 제작

  • 단순 텍스트: 30-50만원

  • 이미지 포함: 50-100만원

  • 인터랙티브 기능 추가: 100-200만원

4. 유통 및 기타 비용

ISBN 등록 및 CIP 신청

  • ISBN: 개인 5만원, 출판사 20만원

  • CIP(국립중앙도서관 사서편목): 3만원

온라인 유통 등록

  • 교보문고, YES24 등: 각 5-10만원

  • 전자책 유통: 20-50만원

기본 마케팅

  • 보도자료 작성: 20-50만원

  • SNS 홍보물 제작: 30-100만원

예산별 현실적인 선택지

300만원 이하 (최소 예산)

프리랜서 신입 작가 윤 씨가 선택한 방법입니다

  • 셀프 편집 + 1회 교정교열: 80만원

  • 템플릿 표지 + 단순 레이아웃: 70만원

  • 200부 경제형 인쇄: 60만원

  • 전자책 제작: 40만원

  • 유통등록: 30만원

  • 총합: 280만원

결과는 나쁘지 않았어요. 다만 편집 과정에서 아쉬움이 있었고, 디자인도 다소 밋밋했습니다.

500-800만원 (일반적 예산)

베이커리 사장 정 씨의 제빵서 사례

  • 전문 편집 + 2회 교정교열: 200만원

  • 전문 디자이너 표지 + 레이아웃: 180만원

  • 300부 일반 제작: 100만원

  • 고품질 전자책: 60만원

  • 유통 및 기본 마케팅: 80만원

  • 총합: 620만원

이 정도면 서점에서 봐도 전혀 부끄럽지 않은 품질이 나옵니다.

1000만원 이상 (여유 있는 예산)

의사 출신 김 박사의 의학서적 사례

  • 최고급 편집진: 400만원

  • 전문 의학서적 디자이너: 300만원

  • 500부 고급 제작: 200만원

  • 앱 연동 전자책: 150만원

  • 전문 마케팅: 200만원

  • 총합: 1,250만원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정도 예산이라면 일반 출판사와도 충분히 협의가 가능한 수준입니다.

숨겨진 비용

수정 비용

대부분의 분들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처음 계약할 때는 "수정 없이 한 번에 끝낼 거예요"라고 하시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시면 수정 요청이 나오죠.

  • 편집 재작업: 원래 비용의 30-50%

  • 디자인 수정: 건당 10-50만원

  • 인쇄 재작업: 전체 비용의 80%

보관 및 배송비

책을 찍고 나면 보관할 곳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인쇄소에서 6개월간 무료 보관해주지만, 그 이후엔 월 10-20만원의 보관비가 들어요.

온라인 판매를 위한 배송비도 만만치 않습니다. 권당 3,000-4,000원 정도로 계산하세요.

비용을 절약하는 현실적인 방법

1. 단계별 진행

모든 걸 한 번에 하려고 하지 마세요. 우선 전자책으로 시작해서 반응을 본 후 종이책을 제작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2. 공동 작업

비슷한 장르의 다른 저자분들과 함께 편집자나 디자이너를 공동으로 섭외하면 단가를 낮출 수 있어요.

3. 부분적 셀프 작업

편집은 전문가에게 맡기되, 간단한 홍보물 제작이나 SNS 관리는 직접 하시는 겁니다.

4. 타이밍 활용

연말이나 출판사들이 바쁜 시기를 피하면 더 좋은 조건으로 작업할 수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건 '가성비'입니다

지금까지 비용 이야기를 했지만, 정말 중요한 건 얼마를 쓰느냐가 아니라 투입한 비용 대비 얼마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느냐입니다.

500만원을 들여도 후회하는 분이 있는 반면, 200만원으로도 만족스러운 책을 만든 분들을 많이 봤어요.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명확한 목적 설정: 베스트셀러를 노리는 건지, 지인들과 나누려는 건지에 따라 예산 배분이 달라져야 해요.

  2. 우선순위 정하기: 편집 품질이 중요한지, 디자인이 중요한지, 아니면 많은 부수가 중요한지 정하세요.

  3. 장기적 관점: 첫 책이 마지막 책이 아니라면, 이번엔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적정 예산을 책정하세요.

자비출판은 '투자'입니다. 하지만 주식이나 부동산과 달리, 확실한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아요. 대신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성취감과 자부심을 줍니다. 20년간 수많은 저자분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건, 비용보다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도 독자에게 전할 메시지가 없다면 의미가 없어요. 반대로 적은 예산이라도 진심이 담긴 책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여러분의 예산이 얼마든, 그 범위 안에서 최선의 책을 만들어보세요.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완벽한 책은 없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책은 분명 가치가 있어요. 책을 내고 싶은 마음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용기 내서 시작해보세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리는 독자들이 분명 있을 테니까요.용, 현직 출판 편집자가 알려드리는 범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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