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제작비용, 변환과 제작은 다릅니다


“종이책은 나왔는데, 전자책도 내려면 얼마나 더 들까요?”
이 질문에 저는 바로 답을 드리지 못합니다. 전자책 제작이라는 같은 말 안에 전혀 다른 작업들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출발점이 어디냐에 따라 일이 완전히 달라지지요.
출발점이 세 가지입니다
경우 | 작업 | 부담 |
종이책 완성본이 있다 | 조판 파일에서 변환 | 가장 낮습니다 |
원고만 있다 | 전자책용으로 새로 제작 | 중간 |
전자책만 낸다 | 기획부터 제작까지 | 종이책과 비슷합니다 |
첫 번째가 가장 부담이 적습니다. 이미 만들어진 지면을 전자책 형식으로 옮기는 작업이니까요. 그래서 종이책과 전자책을 함께 낼 생각이시라면 순서를 맞추시는 편이 유리합니다. 종이책을 먼저 완성하고 그 파일에서 변환하면 비용이 줄어듭니다.
세 번째는 조금 의외일 수 있습니다.
‘종이책을 안 만드니 훨씬 싸겠지.’
그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교정과 디자인은 똑같이 다 필요합니다. 인쇄비가 빠질 뿐, 생각만큼 크게 줄지는 않습니다.
형식이 비용을 가릅니다
전자책에는 크게 두 가지 형식이 있고, 만드는 방식이 다릅니다.
구분 | 흐름형 | 고정형 |
특징 | 화면에 맞춰 글이 다시 흐릅니다 | 지면이 고정됩니다 |
적합 | 글 위주의 책 | 도판과 배치가 중요한 책 |
제작 | 구조를 다시 잡습니다 | 지면을 이미지로 두거나 레이아웃을 유지 |
비용 | 원고 정리에 시간이 듭니다 | 변환은 수월하나 용량이 큽니다 |
읽기 | 글자 크기 조절 가능 | 확대해야 읽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
검색 | 본문 검색이 됩니다 | 방식에 따라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저는 마지막 줄을 꼭 눈여겨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지면을 통째로 이미지로 만든 고정형은 본문이 글자로 남지 않아 검색에 걸리지 않습니다. 전자책을 내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검색으로 발견되는 것인데, 이 방식이면 그 장점이 사라지는 셈이지요.
그래서 글 위주의 책이라면 흐름형이 맞다고 봅니다. 도판이 많은 실용서나 사진집이라면 고정형을 검토하시되, 본문이 글자로 유지되는지는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무엇이 비용을 만드는가

출발점과 형식이 먼저 정해지고, 그다음에 요소의 수와 원고 상태가 견적을 움직입니다.
견적을 움직이는 요인은 대개 일곱 가지입니다.
원고 분량. 기본 단위입니다.
형식. 흐름형인지 고정형인지입니다.
요소의 수. 표, 도판, 각주, 인용이 얼마나 되는지입니다.
원고 상태. 서식이 정리되어 있는지입니다.
목차와 책갈피. 장별로 이동하는 구조를 만드는 작업입니다.
표지. 종이책 표지가 있다면 앞면을 가져다 씁니다.
검수. 여러 기기에서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세 번째가 견적 차이를 크게 만듭니다. 전자책에서 표는 까다로운 요소입니다. 화면이 좁으면 표가 잘리기 때문에 나누거나 이미지로 처리해야 합니다.
다섯 번째는 빠지기 쉬운 항목입니다. 목차에서 장으로 바로 넘어가는 구조가 없으면 긴 책을 읽기가 무척 불편해집니다. 일곱 번째도 챙기셨으면 합니다. 기기와 앱마다 보이는 모습이 달라서, 한 곳에서만 확인하면 다른 곳에서 깨진 것을 모르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의 핵심
종이책 완성본이 있으면 변환이라 가장 부담이 적습니다. 지면을 이미지로 만든 고정형은 본문 검색에 걸리지 않습니다. 표, 목차 구조, 기기별 검수가 비용에 영향을 줍니다.
유통 단계에서 생기는 조건
제작비와 별개로, 서점에 올리는 단계에서 따라오는 조건들이 있습니다.
유통사 수수료. 판매가에서 일정 비율이 빠집니다.
정산 주기. 팔린 시점과 입금되는 시점이 다릅니다.
등록 요건. 유통사마다 요구하는 서류와 파일 규격이 있습니다.
정가 설정. 전자책도 도서정가제가 적용됩니다.
수수료가 실제로 손에 쥐는 금액을 정합니다. 종이책의 공급률과 비슷한 구조이지만 비율이 다를 수 있으니 계약 전에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여러 유통사에 동시에 올린다면 조건도 제각각입니다. 한 곳의 기준으로 전체를 계산하면 어긋나기 쉽습니다.
정가는 종이책과 다르게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정부 안내에 따르면 전자책에도 종이책과 똑같이 도서정가제가 적용되므로 마음대로 할인할 수는 없습니다. 표시 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22조 제3항은 출판사가 정가를 서지정보에 적고, 판매하는 쪽이 그 정가를 판매 사이트에 보이게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종이책 원고를 그대로 쓸 수 없는 곳
변환이라고 해도 손봐야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쪽수를 언급한 문장. 흐름형에서는 쪽이 고정되지 않습니다.
“아래 그림”, “다음 쪽” 같은 위치 표현.
각주. 링크나 팝업으로 바뀝니다.
차례의 쪽수. 이동 링크로 대신합니다.
판권면. ISBN이 달라지니 다시 적어야 합니다.
마지막을 빠뜨리는 경우가 의외로 흔합니다. 종이책 판권면을 그대로 넣으면 번호가 맞지 않게 되지요. 국립중앙도서관의 한국문헌번호편람은 한 출판물이 양장본, 문고본, 전자 출판물처럼 여러 형태로 나오면 형태별로 ISBN을 따로 부여한다고 안내합니다. 같은 내용이어도 형태가 다르면 다른 도서인 셈입니다. 그러니 전자책 판권면에는 전자책의 번호와 형태 정보를 새로 적어야 합니다.
직접 만들어 보신다면
비용을 아끼려고 직접 변환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손이 가는 대목이 있습니다.
목차 구조. 장별 이동이 되려면 문서에 제목 단계가 제대로 잡혀 있어야 합니다.
이미지 용량. 그대로 넣으면 파일이 커져 등록이 거부되기도 합니다.
표. 변환 과정에서 가장 많이 깨지는 부분입니다.
서체. 특별한 서체를 쓰셨다면 기기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기기별 확인. 한 곳에서만 보면 다른 곳에서 깨진 것을 모릅니다.
이 가운데 표를 특히 조심하셨으면 합니다. 워드에서 만든 표를 변환하면 칸이 밀리거나 글자가 겹치는 일이 잦습니다. 표가 많은 책이라면 저는 직접 변환을 권하지 않습니다. 결과를 하나하나 고치는 데 드는 시간이 맡기는 비용보다 커질 수 있으니까요.
중간 방법도 있습니다. 원고 정리는 직접 하시고, 변환과 검수만 맡기는 방식입니다. 서식을 통일하고 이미지를 따로 정리해 두시면 그만큼 작업량이 줄어듭니다.
견적을 요청할 때
견적을 받으실 때는 다음 내용을 적어 보내시면 답이 정확해집니다.
항목 | 적을 내용 |
출발점 | 종이책 완성본 / 원고만 / 전자책 단독 |
분량 | 공백 포함 글자 수 또는 쪽수 |
희망 형식 | 흐름형 / 고정형 / 판단 요청 |
요소 수량 | 표, 도판, 각주의 개수 |
목차 구조 | 장 수와 이동 구조 필요 여부 |
표지 | 기존 표지 활용 가능 여부 |
유통 범위 | 어느 서점에 올릴 것인지 |
희망 일정 | 종이책과 동시인지 |
유통 범위는 꼭 밝혀 주시길 권합니다. 유통사마다 요구하는 파일 규격이 달라서, 어디에 올리느냐에 따라 작업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회신을 받으시면 검수가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변환만 하고 넘기는 경우와 기기별로 확인까지 해 주는 경우는 같은 금액이 아닙니다.
전자책이 열어 주는 길
전자책의 값어치를 판매량으로만 따지면 계산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다른 쪽을 함께 보셨으면 합니다.
전자책은 본문이 글자로 남습니다. 그래서 종이책과는 다른 일이 생깁니다.
서점에 따라 미리보기가 공개되어, 본문 일부가 검색될 수 있습니다.
본문의 표현이 독자의 검색어와 맞으면 그 길로 찾아오는 사람이 생깁니다.
재고가 떨어질 일이 없어 시간이 지나도 계속 구할 수 있습니다.
ISBN을 따로 받으니 서지 정보가 하나 더 생깁니다.
세 번째는 자비출판에서 특히 의미가 있습니다. 종이책은 찍어 둔 부수가 다 나가면 구하기 어려워지지만, 전자책은 유통을 유지하는 한 계속 판매됩니다.
네 번째도 짚어 두고 싶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16년 8월부터 ISBN을 받은 전자책도 종이책과 똑같이 납본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같은 책이 두 형태로 국가 서지에 남으면, 검색에서든 생성형 AI가 참고하는 자료에서든 그 책에 닿는 길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지요.
그래서 저는 전자책을 판매 수단이라기보다 발견되는 길로 보시는 편이 실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비용을 판단하실 때도 이 기준을 함께 놓아 보시면 좋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직접 만들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변환 도구가 있고, 유통사가 제작 안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다만 목차 구조와 기기별 확인에 손이 많이 갑니다.
종이책보다 싸야 하지 않나요? 인쇄비가 없으니 제작비는 낮아집니다. 하지만 편집과 교정은 똑같이 들어가므로, 전자책만 내더라도 그 비용은 생깁니다.
유통사마다 따로 만들어야 하나요? 대체로 같은 파일을 쓰지만 규격 요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올릴 곳을 먼저 정하고 그 기준에 맞추시는 편이 효율적입니다.
나중에 고칠 수 있나요? 파일을 바꿔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 전자책의 장점입니다. 다만 유통사마다 절차와 반영 시점이 다릅니다.
오디오북도 같이 만들 수 있을까요? 오디오북은 전자책과 별개의 작업입니다. 출판 계약에 오디오북 권리가 포함되어 있는지, 따로 허락이 필요한지 먼저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오디오북도 별도의 ISBN을 받는 형태입니다.
이 글은 비용을 만드는 요인을 정리한 것이며 구체적인 금액은 적지 않았습니다. 전자책 유통사의 파일 규격과 등록 조건, 정산 방식은 사업자마다 다르고 바뀔 수 있으니 제작 전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핵심 정리
전자책 비용은 출발점과 형식이 먼저 정합니다. 종이책 완성본에서 변환하면 가장 부담이 적고, 지면을 이미지로 만든 고정형은 검색에 걸리지 않습니다. 판권면의 ISBN은 전자책 것으로 바꾸고, 견적을 요청할 때는 유통 범위와 검수 포함 여부까지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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