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제작 실무자가 견뎌야 할 질문
- 리퍼블릭 편집부
- 1일 전
- 2분 분량

백서로 다뤄지는 이슈들은 대개 논의가 복잡하다.
공공기관인 경우, 백서제작은 기록의 목적도 있지만
첨예한 이해관계를 균형감 있게 다루는 난도 높은 편집능력을
요구한다. 정석대로라면, 1년 가까운 준비 및 제작 기간을
거쳐 여러 차례의 수정 끝에 나오는 결과물이라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현실은, 3개월 내에 200p 분량의 백서를 만들되
고객사가 품고 있는 의도의 핵심을 메시지로 도출해야
한다. 짧은 기간 내에.
인터뷰도 하고 자료 분석도 해서,
그들과의 의식적 대화를 통해
그들의 무의식에 잠재된 공통된 니즈를
활자화하고 나아가 편집디자인으로 구현해내는 과정은
이 일을 오랫동안 해왔음에도 매번 진땀 나는 일이다.
단지 백서제작을 위한 백서제작을 한다면,
그럴싸하게 보이는 원고 구성과 디자인을 원한다면
AI한테 맡기면 된다.
빈틈없이 깔끔하게 정리된 구성이라면,
고백하건대 아무리 노련한 작가나 에디터라고 해도
AI를 이길 수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백서제작을
대행사를 굳이 찾아서, 번거롭게 인터뷰까지 해가면서
제작을 해야 하는가?
이 질문은 백서제작을 의뢰하는 실무자가
견뎌야 하는 질문이다.
"왜 굳이 돈을 많이 써가면서 백서제작을 해야 하나?"
가뜩이나 시간도 없는데, 우리가 원하는 내용은 우리가
잘 아는데, 그냥 자료를 몽땅 AI에게 넣어서 '돌리면' 되는데,
왜 굳이 기획이라는 걸 해야 하고, 왜 애써 디자인 컨셉을
상의해야 하지? 이 질문에 답하려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연락을 해온다.
답은 없다. 그래야 하는 이유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보안 때문에. 실무자가 여럿이고, 의사결정 과정의
실무적 조율을 해주는 중간 매개자가 필요했을 수도.
아니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기준을 AI가 아닌,
전문 편집자의 안목을 신뢰하겠다는 곳도 있을 수 있다.
백서제작이란 결국, 편집기획과 방향에 대한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컨셉도
있지만, 메시지를 부각하고
의미를 도출해내는 방법론에
관하여, 역량을 갖춘 전문 에디터의
도움을 받겠다는 것이다.
그게 AI한테 자료를 뭉텅, 넣어서 돌리는 것보다 나을까?그게, 비용을 더 쓰면서까지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더 나아가 질문은 이렇다.
그렇게 해, 정말 우리 마음에 흡족한 결과물이 나올까?
문제는 시간이다. 그리고 비용이다.
시간이 무한정 주어졌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테지만, 예산이 무한정이라면 이런 고민은 안 했을 테지만,
한정된 예산과 시간 안에서 우리 부서, 내지는 기관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의사결정은 무엇일까?
백서제작 시 실무자가 견뎌야 할 질문이다.
Comentári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