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출판 AI가 정보의 비대칭을 줄여주었지만...
- 리퍼블릭 편집부

- 21시간 전
- 2분 분량

정보는 지식이 아닙니다. 지식은 경험의 축적에 따른 지혜의 결과이죠. 예전에는 자비출판을 하는 분들이 '정보'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AI에게 묻고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정보의 가치는 무색해졌죠. 문제는 정보를 지식으로 신뢰할 수 있느냐일 것입니다.
AI로 학습한 자비출판 지식, 과연 맞을까?
재미있다고 할 수만은 없는 일이, 최근에는 AI로 학습한 티를 내지 않으면서 상담을 받고 거래의 조건을 탐색하는 자비출판 저자님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인터뷰는 몇 시간 하는데요?" "수정은 몇 번이나 할 수 있어요?" 여전히 불리한 거래 조건을 모르고 자비출판 계약을 했다가 뒤늦게 낭패를 보고 재출판을 준비하는 저자님들이 많은 상황에서, AI가 짚어주는 필수적인 자비출판 정보가 도움이 되는 건 맞는 얘기일 것입니다. 그런데 정보가 내 상황에 맞게 해석되고, 실제 자비출판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기능하고 있는지를 따져물었을 때는, 솔직히 말해 상황이 별로 나아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어제는 한 라인댄스 협회장님이 전화를 거셔서 이것저것 자비출판 정보를 물어보셨습니다. 도움이 되시라는 측면으로 최대한 자세히 답변을 해드렸지만 속으로는 "에고... 결과가 안 좋겠군"하고 생각했죠. 저처럼 자비출판을 10년 정도 하면 상대의 전화 내용만 듣고도 이 사람이 정보의 가치를 충분히 숙지하고 질문하는 것인지, 수박 겉핥기로 대충 들은 내용을 짜깁기한 것인지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자비출판을 처음 하는 사람은 '절대 손해보지 않는 거래를 해야지'라고 생각하며 이것저것 가격 비교를 하고 최저가의 최저가를 찾아서, 최저가인 출판사들을 경쟁 입찰 식으로 해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따냈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 비교가 진흙탕과 똥물의 차이를 가르는 수준이라면 비교의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자비출판으로 자서전 제작을 할 때 고객이 주로 하는 문의. 제작 건수와 비용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출판사, 저자가 모두 윈윈하는 거래를 하라
무슨 말이냐 하면, 내가 자비출판으로 비용을 쓰기로 결심했다면 내가 쓰는 비용의 적정 가치를 산출하고 나와 상대가 함께 득이 되는 거래를 할 수 있는지를 따져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예로 든 라인댄스 협회장님의 경우, 300만원으로 한 권의 책을 자비출판으로 인터뷰를 해서 집필도 해주고 디자인도 해서 인쇄까지 해준다는 출판사를 만났다고 더 잘해줄 의향이 있느냐고 묻더군요. 저는 안타깝지만 "말씀하신 조건이라면 그쪽 출판사에서 하시는 게 훨씬 더 맞는 판단이신 것 같다"고 답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쯤에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자비출판사가 기획부터 인터뷰, 집필, 디자인, 출판까지 해주는 데 쓰는 시간은 모두 얼마일까요? 만약 이 모든 시간을 고려했을 때 최소 100시간이 넘어간다면(아마도 넘어갈 텐데), 이 출판사는 시간당 3만원을 버는 업종에서 일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3만원이 최저 임금의 3배라고 생각하면 많게 느껴지지만 사업체를 운영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면, 답은 분명합니다. 이 회사가 전혀 돈을 벌지 않는다고 해도 출판사가 돌아가려면 시간당 최소 3만원 이하인 인력으로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 것이고, 시간당 3만원도 안 되는 인력이 만들어내는 글과 디자인의 결과물은, 아마도 평균 이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가성비를 극도로 따져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게 가장 싸다, 는 식의 관점이라면 이 또한 만족스러울 수 있겠지만, 고작 그러자고 돈과 시간을 들여서 '자비출판'을 하는 건 아닐 것이니까요.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점은, 세상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본질은, 비싼 건 이유가 있고 싼 것도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싸면서 좋은 건 세상에 없죠. 비싸면서 안 좋은 것도 있겠지만, 사기가 아니라면 비싼 게 싸구려만큼 느껴지진 않을 것입니다. 그저 최상급은 아니라는 의미에서이겠죠. 그러니 제발 '출판' 정도 하시려는 분이라면 적정 비용을 내고 적정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게 지름길입니다. 내가 아는 정보가 다가 아니고 특히 출판, 그 중에서도 자비출판은 알아야 할 것보다 더 많은 암묵지가 있고 한 번 진행할 때 정확하고 빈틈없이 만들어야 나중에 후회할 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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