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 출판 후기_리퍼블릭미디어와 함께한 6개월
- 리퍼블릭 편집부
- 3일 전
- 2분 분량

지난해 9월, 정년퇴직 후 내 인생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여러 대필출판사 중 '리퍼블릭미디어'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비용이 걱정됐다. 580만원부터 시작한다니,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래도 20년 직장생활 퇴직금의 일부를 의미 있게 쓰고 싶었다.
첫 상담은 무료였다. 광화문역 근처 사무실에서 박 매니저를 만났다. "자서전은 크게 '인터뷰-집필-편집-출간' 4단계로 진행됩니다. 보통 6개월 정도 소요되고, 분량과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달라집니다."
상담 후 일주일, 고민 끝에 '스탠다드 패키지(580만원)'를 선택했다. 200페이지 내외, 300권 제작, 전자책 변환까지 포함된 조건이었다. 계약금 200만원을 입금하고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됐다.
인터뷰는 주 1회, 2시간씩, 총 8회 진행됐다. 전담 작가는 녹음기를 켜놓고 내 이야기를 꼼꼼히 기록했다. "선생님, 초등학교 시절부터 차근차근 이야기해주세요. 특별하지 않은 기억도 모두 중요합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3회차부터는 말문이 트였다. 이씨는 매번 준비해온 질문지를 꺼내들었다. "지난번 말씀하신 군대 시절, 혹시 사진이나 편지가 남아있나요?" 덕분에 잊고 있던 옛 앨범들을 다시 찾아보는 계기가 됐다.
인터뷰가 끝나고 한 달 후, 초고가 메일로 왔다. 내용은 좋았지만 어투가 낯설었다. 작가에게 전화를 했다. "제 말투가 아닌 것 같아요." 3일 후, 수정본이 왔다. "이렇게 고생했는데 그때는..." 같은 내 특유의 말버릇이 살아있었다. 총 3번의 수정 과정을 거쳤다.
편집 단계에서는 원고 교정과 함께 사진 배치, 표지 디자인을 논의했다. 표지는 3가지 시안 중 선택할 수 있었다. 마음에 들어서 기본 시안에서 약간만 수정했다. 출간 2주 전, 인쇄소에서 교정본이 왔다. 오탈자 확인이 마지막 관문이었다. 초판 300권은 계약에 포함되어 있었고, 추가 인쇄는 권당 비용이 발생했다. 손자들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200권을 추가했다.
전체 과정은 계약일로부터 정확히 5개월 2주 만에 완료됐다. 중간에 내 일정 때문에 인터뷰가 한 번 미뤄진 것을 감안하면, 회사의 예상 기간 6개월보다 조금 빨랐다.
리퍼블릭미디어의 장점은 체계적인 프로세스였다. 매 단계마다 진행 상황을 메일과 문자로 알려줬고, 질문이 있을 때마다 대표작가가 빠르게 응대했다. 다만 오프라인 서점에 배포는 한계가 있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명의 작가가 진행하는 점은 다른 출판사와 달랐다.
자서전 출간 후 주변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퇴직 동료들 모임에서 책을 나눠주자 "박 부장님, 이런 생각도 하셨구나" 하며 새로운 눈으로 나를 봤다. 특히 자녀들의 반응이 좋았다. 아들은 "아버지의 청년 시절을 이제야 알게 됐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대필출판사가 모든 것을 해주지만 내용의 주체는 결국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작가가 어떤 이야기를 써줄까가 아니라,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가 핵심이다. 충분한 준비와 진솔한 태도가 자서전을 출판하기 위한 시작이다.
어떤 출판사에서는 자서전 출판 패키지에는 일반 서점 유통은 포함되지 않는다. 어떤 곳은 '북적북적' 인터넷서점 입점(3개월)을 제공했지만, 교보문고 같은 대형서점 입점은 별도 비용이 필요했다. 대신 ISBN 번호는 기본으로 부여받아 국립중앙도서관에 영구 보관된다는 점이 의미 있었다. 리퍼블릭미디어의 경우 이 모든 걸 별도 비용을 받지 않았다. 서점 유통도 기본으로 진행됐다.
자서전을 쓰려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드리자면, 첫째, 여러 업체의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비교할 것. 둘째, 인터뷰 전에 생애 주요 사건을 시간순으로 정리해둘 것. 셋째, 사진과 기록물을 미리 스캔해두면 작업이 수월하다. 넷째, 수정 단계에서 디테일을 놓치지 말 것. 마지막으로, 문체나 표현방식에 대한 본인의 선호도를 분명히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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