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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자비출판이었다?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6월 25일
  • 2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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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지지 않...았다기보다는 좀처럼 주목받지 않는 사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는 사실 처음 로버트 기요사키가 ‘자비출판’한 도서라는 것, 알고 계셨나요. 로버트 기요사키는 자본주의의 숨은 비밀을 파헤친 책을 썼는데, 당시 여러 출판사에서 이 원고를 거절당해 결국 자비로 책을 출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알다시피 이 책이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기요사키는 ‘돈 방석’에 앉았지요.

요즘 저희 출판사에 상담을 오시는 분들이 한결같이 외는 주문이 있습니다. 책 대박 나서 <유퀴즈> 나가고 싶어요. 책을 처음 쓰는 사람이든, 기존에 책 출판 이력이 있는 저자든 작가들의 마음은 모두 같은 걸까요. 하지만 자비출판의 의의는 역설적으로 세상이 내 책을 알아주지 않아 제 돈으로라도 책을 내겠다는 결연한 의지에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책을 만든다는 건 사람들이 그 책을 알아주든 말든 상관없이 오직 ‘한 권뿐이다’라는 데 훨씬 더 가치를 두는 것이지요.

AI는 사람들에게 ‘자동화’에 대한 부푼 환상을 심어주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일’처럼 보이는 것은 죄다 알아서 처리해줄 것만 같지만 사실 일이란 콘텐츠보다 ‘맥락(context)’이 성패를 결정짓는 경우가 많지요. 출판도 그렇습니다. 나름 좋은 생각이 있고, 이걸 AI한테 요청해서 초안을 쓴 뒤 POD 서비스에 넣고 돌리면 그럴싸한 책 한 권이 나오면 좋겠지만 결과는 십중팔구 ‘폭망’ 크리스마스에 다 쓰러지고 뭉개진 케이크를 배달받는 기분이 들 겁니다.

그건 AI의 잘못도 아니고 POD 회사 잘못도 아니죠. 콘텐츠는 죄가 없을 지도 모르는데 문제는 ‘콘텍스트’ 즉, 이음매의 중요성을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자기 생각과 지나온 삶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대필 작가를 찾아서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자기 객관화’ 즉 ‘콘텍스트’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콘텐츠는 알아도 ‘내가 어떻게 보이는 지’는 잘 모르기 때문이죠. 챗지피티랑 대화하면 나를 객관적으로 발견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진짜 내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 겁니다. 아직까지 챗지피티의 생각은 긍정보다는 낙관에 가까워서 오늘도 좋은 말, 내일도 좋을 말밖에 할 줄 모르는 단계거든요.


결론은 사람의 도움을 받으라는 겁니다. 기계는 공정을 대신해줄 수 있지만, 그 공정의 맥락을 모르거든요. 그리고 맥락을 모른 상태로 출판한 책은 무인도에 심은 뽕나무처럼 보일 수 있어요.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싶은 거라면, 나와 함께 이 여정의 맥락을 발견해줄 멘토가 필요해질 겁니다. 결국 진정 가치 있는 서비스라는 건 사람에게 내는 비용이 가장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제가 쓴 책이 과연 팔릴까요? <유퀴즈>에 나가고 싶다는 말 다음으로 많이 듣는 말인데 사실 세상에서 유일한 책을 쓰는 사람은 몇 권이 팔릴지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책이 많이 팔리면 좋겠지만 그건 작가의 손을 떠난 문제이지요. 집중해야 할 건 ‘세상에 하나뿐인 책을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그게 정말 읽힐 만한 책이라면 결국 사람들이 찾고 읽게 되어 있어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처럼 말이죠. 로버트 기요사키는 책을 많이 팔기 위해 이 책을 쓴 게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은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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