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책써주는 시대...자서전 대필작가, 편집자가 굳이 필요할까?
- 리퍼블릭 편집부

- 3일 전
- 2분 분량

요즘은 투고가 많습니다. 글만 쓴 것이 아니라 표지와 목차 기획안까지 출판 편집자가 검토하기 좋게 딱 정리된 메일을 보내면서 피드백을 요청하는 경우죠.
챗지피티를 비롯한 AI 도구들의 일반화로 글을 못 쓴다는 말이 부질없이 들리는 요즘, 이런 현상을 보며 평소에 글 때문에 책 출간을 미루던 분들이 무척이나 많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 출판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튜브나 SNS와 달리 책은 고전적이면서 동시에 접근하기 어렵고 무겁게 느껴지는 매체입니다. "나 유튜브 해"라는 말은 쉽게 나와도 "나 책 썼어"라는 말은 잘 못 들어보셨죠. 책쓰기의 첫 단추가 글을 긴 호흡으로, 일관된 메시지를 의식하면서 써내려가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었기에 그동안은 전문 편집자나 작가가 아니라면 엄두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랬던 게 챗지피티나 제미나이 등 일군의 AI 기술 덕분에 쉬워진 거죠.
하지만 이런 질문도 가능합니다. 아니, 그렇게 챗 지피티를 통해 책 집필과 책 편집이 쉬워진 시대에도 왜 그렇게 투고 문의가 더 많아진 걸까요. AI의 도움을 받아 쓴 글을 교보문고 POD나 부크크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쉽게 출판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저는 여기에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편집 작업의 까다로움입니다. 책 한 권 분량의 글을 썼고, 오타 투성이긴 하지만 책 표지까지 꽤 그럴 듯하게 만든 것 같아도, 엄연히 서점에 내놓을 만한 완성도의 결과물을 만드는 데는 디자인과 편집 측면에서 전문성이 필요한 일입니다. 물론 완성도는 상대적인 개념이긴 하죠. 하지만 복사실에서 제본한 듯한 조악한 결과물을 기대한 게 아니라면 내가 얽어놓은(?) 이 결과물이 어쩐지 전문가가 매듭을 지어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초심자 입장에서도 직감적으로 드는 겁니다.
두 번째 이유는 꽤 직접적인데, 대필작가가 챗지피티에 의해 기능이 대체된 것 같아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그저 '쓰기(writing)'의 영역이지 책 '편집(editing)'의 영역은 전문 편집자의 판단과 역량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중은 제 머리를 못 깎는다고 제아무리 필력 좀 뽐내던 작가도 자기가 쓴 글은 자식 같아서 객관화를 쉽게 하기 어렵습니다. 출판사 편집자와 2인 1조로 일하는 이유이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AI 시대에 모두가 작가로 데뷔하는 세상이 된 것 같아도 책을 출판한다는 건 결국 '편집하는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책을 내려는 대부분의 분들이 책을 처음 출간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내용을 알게 되는 시점에서는 이미 첫 책을 낸 이후인 경우가 많다는 게 함정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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