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자서전을 준비하고 있다면? 대필작가의 조언
- 리퍼블릭 편집부

- 9월 5일
- 2분 분량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면 이미 반은 성공한 거예요. 근데 정작 빈 워드 문서를 앞에 두고 나면... 아, 이거 정말 막막하더라고요. "내 인생이 책이 될 만큼 특별한가?" 이런 생각부터 들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하면서 머릿속이 하얘지죠.
저도 처음엔 그랬어요. 그런데 지난 몇 년간 자서전이랑 에세이 편집하고 대필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면, 사실 모든 사람의 이야기엔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힘이 있다는 거죠. 다만 그걸 어떻게 끄집어내느냐의 문제일 뿐이에요.
시간 순서대로 쭉 늘어놓지 마세요. 이 부분은 정말 많이 보는 실수입니다. 예를 들어 "1985년에 태어나서..." 이렇게 시작하면 연대기가 되어버려요. 독자들이 궁금한 건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때 당신이 뭘 느꼈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거든요.
예를 들어, 얼마 전에 함께 작업한 한 분은 이혼 이야기를 쓰시는데 처음엔 "결혼 3년 차에 남편과 갈등이 시작되었다"로 시작하셨어요. 근데 나중에는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결혼반지를 빼고 잠들었다"로 바뀌었죠. 어느 쪽이 더 마음에 와닿나요?
무엇보다 완벽한 문장을 쓰려고 너무 애쓰지 마세요. 오히려 친구한테 얘기하듯이, 편하게 적어내려가는 게 좋아요. 문법이 좀 틀려도 되고, 문장이 매끄럽지 않아도 괜찮아요. 진짜 중요한 건 그 순간의 감정이 살아있는지예요. 글 다듬는 건 나중 일이니까요.
아, 그리고 키워드 하나 정도는 잡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막연하게 "내 인생 전체"를 다 쓰려고 하면 산으로 가요. 저희가 작업한 분들 보면, 어떤 분은 '용기'라는 키워드로 삶의 고비고비를 풀어내시더라고요. 또 어떤 분은 '엄마'라는 키워드 하나로 30년 이야기를 엮어냈어요. 이런 게 있으면 "이 에피소드를 넣을까 말까?" 고민할 때 기준이 생겨요.
솔직히 말하면... 저희 같은 편집자나 대필작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본인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가 사실은 엄청 특별할 수 있거든요. 반대로 본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독자에겐 별로일 수도 있고요. 이런 걸 객관적으로 봐드리는 게 저희 역할이죠.
요즘 책 내는 게 예전만큼 어렵지 않아요. 그런데 책을 낸다는 건 단순히 종이에 글자 찍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의미를 찾는 과정이에요. 혹시 "내가 글을 못 써서..." 하고 계신다면, 그런 걱정은 일단 접어두세요. 당신의 이야기 자체가 이미 충분히 가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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