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출판 분량을 어느 정도로 해야 책 한 권이 될까?
- 리퍼블릭 편집부

- 11월 13일
- 2분 분량

목차 설계와 분량 감각 잡기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이 있다. "대체 얼마나 써야 하는 거지?" 막연한 불안감이다. 기획안은 그럴듯하게 만들었는데, 정작 원고지 앞에 앉으면 감이 오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적인 단행본 한 권은 A4 용지 기준 약 100장 내외다. 이걸 책으로 환산하면 대략 250페이지가 나온다. 숫자로 보면 엄청나 보이지만, 쪼개서 생각하면 의외로 접근 가능한 양이다.
목차를 '파트-장-절' 구조로 설계한다고 가정해보자. 전체를 3개 파트로 나누고, 각 파트에 2개 장씩 배치하면 총 6개 장이 된다. 한 장 안에 3개 절이 들어간다면 전체 18개 절이다. 한 절당 A4 2장(약 4천 자)만 채우면 자연스럽게 한 권 분량이 완성된다.
이때 중요한 건 '균형'이다. 어떤 장은 할 말이 넘치고 어떤 장은 빈약하다면 독자 입장에서 리듬이 깨진다. 목차를 짤 때 각 절마다 "이 주제로 A4 2장은 쓸 수 있겠다"는 감각으로 점검해보는 게 좋다. 그래야 나중에 특정 부분만 부풀리거나 억지로 늘이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목차는 설계도가 아니라 지도라고 생각하자. 처음 잡은 목차 그대로 원고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쓰다 보면 예상보다 깊이 들어가는 주제도 있고, 생각보다 얇게 끝나는 부분도 생긴다. 그래서 처음엔 큰 흐름만 잡아두고, 원고를 쓰면서 목차를 수정해나가는 게 현실적이다. 완벽한 목차를 만들겠다고 몇 달씩 붙들고 있으면 정작 집필은 시작도 못 한다.
샘플 원고의 힘과 글쓰기 루틴
목차가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았다면, 다음 단계는 샘플 원고다. 많은 예비 저자들이 이 단계를 건너뛰려 한다. "목차를 완벽하게 다 잡고 나서 쓰기 시작해야지"라고 생각하는데, 이건 실수다.
샘플 원고가 중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머릿속 구상과 실제 글은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정교한 기획안도 막상 문장으로 옮기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일쑤다. 샘플 원고 하나를 써보면 자신의 글쓰기 속도, 문체, 한 주제를 풀어내는 데 필요한 분량 감각을 체득할 수 있다. 이걸 모르는 상태에서 전체 일정을 짜면 반드시 틀어진다.
샘플은 꼭 1장부터 쓸 필요 없다. 지금 가장 쓰고 싶은 주제, 가장 말이 많이 나올 것 같은 절 하나를 골라서 자유롭게 써보면 된다. 분량은 A4 2장 이상을 목표로 잡자. 그래야 어느 정도 깊이가 생기고, 편집자나 코치에게 피드백받을 거리도 나온다.
글쓰기 루틴도 자기 성향에 맞게 정해야 한다. 평소 글쓰기가 익숙하고 매일 조금씩 쓰는 게 편하다면 하루 2시간씩 꾸준히 쓰는 방식이 좋다. 2시간이면 보통 A4 장을 일주일에 3일, 한 번에 5~6시간씩 몰아서 쓰는 게 나을 수 있다. 1시간은 애매하다. 워밍업하다 끝나기 십상이다.
한 가지 꼭 기억할 것이 있다. 호흡의 일관성이다. 1절은 가볍게 훑고 2절은 심층 분석하는 식으로 들쭉날쭉하면 독자가 피로해진다. 전체를 관통하는 깊이와 톤을 정해두고 그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어떤 스타일을 선택하든,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호흡으로 가는 게 핵심이다.




.jpg)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