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내는데 글은 당연히 잘 써야지?(원고 대필)
- 리퍼블릭 편집부
- 7월 1일
- 2분 분량

2023년 기준 한국에서 출간된
신간 도서 수는 총 62,865종이다.
이를 1년(365일)으로 나누면 평균 하루
약 170~175종의 신간 도서가 출간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여기서 질문이다.
당신은 1년 동안 몇 번이나 서점에 가는가.
한국 성인의 1년 평균
독서량은 약 3.9권이다.
책을 내려는 사람은 1년에 책을 3 권 남짓
읽는 평균적인 대한민국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이 책을
읽거나 접한다고 해도, 한 달에 한 번조차 서점에
가지 않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하루에 출간되는 책이 몇 권?
170권.
한 달이면 5천권의 책이 출간된다.
책이 출간되고 판매의 골든타임을 1개월로
본다면, 저자는 5천명의 경쟁자와 함께 책 판매
경쟁을 하는 셈이다.
책을 자주 내는 것도 아니고
평생에 한 번 꼴로 책을 내는 기회가 있다면,
평생에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야 하는
것만큼 어려운 숙제가 놓여 있는 셈이다.
게다가 경쟁자들은 모두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명사, 내지는 전문가들이다.
내가 아무리 어떤 분야의 경험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첫 책을 내는데 이런 경쟁자들과
겨루는 게 보통 일일까? 어려운 게임이다.
그렇다면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승률을 높여야
할 것이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 안에서
최선의 판매 결과를 내려면 집중해야 할 것과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할 요소들을 구별해야 한다.
나는 전자는 기획, 후자는 필력이라고 보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획이 중요한 이유
책을 처음 내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건
글쓰기가 아니다. 요즘은 챗지피티가 글을 다 써주는
시대이기에 어지간한 주제의 원고들은 이미
구성과 문장이 갖춰진 상태로 출판사에 투고된다.
글을 못쓴다면 원고 대필로 작가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원고 대필 또한 단순히 글쓰기를 잘하는
작가를 찾으려고 하면 이 역시 방향을 잘못 잡은 셈이다.
중요한 건 기획이다. 어떤 기획일까.
지금 시대가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독자가 저자의
메시지 중 어디에 관심을 가질 지를 헤아리는 것이다.
원고 기획, 편집 기획, 디자인 기획, 판매 기획 등이
필요하다.
필력이 중요하지 않은 이유
원고지에 손글씨로 글을 쓰던 시대는 지나갔다.
아날로그 매체가 주를 이루던 시대에는
저자의 필력이 책 판매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제는 그냥 잘 쓴 글이
아니라 "구성이 잘 되고 한 눈에 띄는" 책이 더 주목받는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작가의 필력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원고를 수십번씩 고쳐쓰는 사람도 많다.
물론 책을 쓴다는 건 자기만족도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문장에 욕심내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생각해보면,
문장을 여러 번 고쳐쓸 시간에 구성과 기획에
신경쓰는 것이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만든다.
원고 대필로 책을 쓰는 경우라면, 작가의 필력도
중요하지만 내 생각을 어떻게 출판 콘텐츠로 구현해낼지,
그 콘텐츠가 어떻게 대중적 코드를 맞춰낼지를 고민해야 한다.
기획이 없는 원고 대필은 챗지피티가 쓴 글보다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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