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사이트 vs 출판대행사, 뭐가 다른데요?
- 리퍼블릭 편집부
- 8월 6일
- 3분 분량

출판대행사 대표가 털어놓는 자비출판의 진실
안녕하세요, 출판업계에서 15년째 굴러다니며 온갖 풍파를 겪어본 출판대행사 대표입니다.
오늘은 자비출판을 고민하는 여러분께 솔직한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밤늦게 원고를 다 쓰고 나서 '이제 어디에 맡겨야 하지?' 하며 구글링하다가 이 글을 보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제대로 찾아오셨습니다.
"그냥 부크크에 올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
이런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네, 맞습니다. 부크크나 리디셀렉트 같은 POD(Print on Demand) 플랫폼에 업로드하면 책이 됩니다. 마치 유튜브에 동영상 올리면 유튜버가 되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유튜브에 동영상 하나 올린다고 해서 바로 구독자 100만 유튜버가 되나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POD 사이트의 현실
POD 플랫폼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진입장벽이 낮다: 클릭 몇 번이면 책 완성
비용이 저렴하다: 기본적으로 무료 또는 소액
빠르다: 오늘 올리면 내일 판매 시작
하지만 여기서 함정이 시작됩니다. POD 플랫폼은 출간 도구일 뿐, 출판 서비스가 아닙니다.
마치 포토샵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그래픽 디자이너가 되는 게 아닌 것처럼요.
실제로 부크크에는 하루에 수십 권의 책이 올라옵니다. 여러분의 책이 그 바다에서 발견될 확률은...
음, 복권 당첨 확률보다는 높겠지만,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습니다.
출판대행사는 뭘 다르게 해주는데요?
출판대행사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책의 종합병원'입니다. 원고라는 환자를 받아서 건강한 상품으로 퇴원시키는 곳이죠.
전문 편집팀의 마법
POD에서는 여러분이 올린 파일을 그대로 책으로 만듭니다. 오타가 있든, 문장이 어색하든, 구성이 엉망이든 상관없이요.
반면 출판대행사에서는
기획편집: "이 내용을 이렇게 구성하면 더 임팩트 있겠네요"
원고편집: "여기 문장이 좀 애매한데, 이렇게 바꿔보시겠어요?"
교정교열: "17페이지에 오타 발견했습니다"
실제로 저희 편집팀이 손본 원고와 원본을 비교해보면, 마치 성형수술 전후 사진을 보는 기분입니다. 같은 사람인데 확실히 다르죠.
디자인, 그 예술의 경계
POD 사이트의 표지 디자인 템플릿을 써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딱 '템플릿' 티가 납니다. 마치 파워포인트 기본 테마로 발표자료 만든 것처럼요.
출판대행사의 디자이너들은
장르와 타깃 독자층을 분석해서 표지를 기획합니다
서점에서 눈에 띄는 디자인을 연구합니다
내지 디자인도 가독성을 고려해서 전문적으로 작업합니다
"표지로 책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현실에서는 표지가 첫 번째 세일즈맨입니다.
유통의 현실
POD 플랫폼의 유통망은 주로 온라인에 한정됩니다. 교보문고 온라인에는 들어가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여러분의 책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출판대행사는
대형서점 오프라인 입점 협상
도서관 납품
언론사 보도자료 배포
각종 도서 전시회 참가
물론 이것도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도라도 해볼 기회를 주죠.
비용 vs 가치
"POD는 공짜인데 출판대행사는 왜 이렇게 비싸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맥도날드 햄버거와 호텔 스테이크가 왜 가격이 다른지 아시나요?"
POD의 숨겨진 비용
POD가 '무료'라고 해서 정말 공짜는 아닙니다
제대로 된 편집을 받으려면 별도 비용
전문적인 표지 디자인도 별도 비용
마케팅은? 100% 본인 몫
판매 부진 시 재고 위험도 본인 부담
결국 제대로 하려면 비슷한 돈이 들어갑니다. 다만 여러분이 직접 업체를 찾아다니며 조율해야 하죠.
출판대행사의 가치
출판대행사 비용에는 이런 것들이 포함됩니다
전문 인력의 시간과 노하우
검증된 협력업체 네트워크
시행착오를 줄여주는 경험치
사후관리 및 재출간 지원
마치 여행을 혼자 알아서 가는 것과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는 차이와 비슷합니다.
마케팅, 그 영원한 숙제
POD의 마케팅 현실
POD 플랫폼에서 마케팅은 전적으로 작가의 몫입니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본인이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부크크에서 잘 팔리는 책들을 보면, 대부분 이미 온라인에서 유명한 작가들의 책입니다. 결국 마케팅 역량이 판매를 좌우하죠.
출판대행사의 마케팅 노하우
저희 같은 출판대행사는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
서점 담당자와의 관계 활용
도서 블로거 네트워크 연결
SNS 마케팅 전략 수립
물론 베스트셀러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혼자 헤매는 것보다는 효율적이죠.
그래서 뭘 선택해야 하나요?
POD를 선택하면 좋은 경우:
취미로 책을 내고 싶은 경우: "내 에세이를 책으로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마케팅 역량이 충분한 경우: 이미 블로그 구독자 1만 명, 인스타 팔로워 5만 명
실험적 출간을 원하는 경우: "일단 반응을 보고 싶어요"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은 경우: "정말 돈이 없어요"
출판대행사를 선택하면 좋은 경우:
진짜 작가가 되고 싶은 경우: "이 책으로 작가 인생을 시작하고 싶어요"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 전문서적, 실용서 등
오프라인 서점 진출을 원하는 경우: "교보문고에서 내 책을 보고 싶어요"
시간보다 품질이 중요한 경우: "제대로 된 책을 만들고 싶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POD든 출판대행사든 베스트셀러를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출판업계는 생각보다 험난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좋은 파트너와 함께라면 최소한 여러분의 원고가 제대로 된 '책'의 모습을 갖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책은 작가의 분신입니다. 그 분신을 세상에 내보낼 때, 옷도 제대로 차려입히고 예의범절도 가르쳐서 보내고 싶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저는 항상 말합니다: "책은 출간이 끝이 아니라 시작라고..."
여러분의 선택이 어떤 것이든, 좋은 책으로 세상과 만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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