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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 제작의 숨은 복병, 디자인도, 인쇄도 아니다.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8월 11일
  • 2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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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 제작의 숨은 복병, 디자인도, 인쇄도 아니다.

 

세상에 쉬운 기획은 없지만

백서 제작 기획은 그중에서도

꽤 난도가 높은 편이다.

완성도에 대한 절대 기준점이 있다면,

오직 인쇄의 품질과 적절하게 세련되어 보이는

편집 디자인일 뿐,

그보다 몇 배는 중요한 이 모든 걸

도출해내기까지의 여정을 역순으로 헤아려보면,

그저 눈앞이 캄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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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를 무한 반복해서 쓰다보면 목적지가 어딘지 정해지는 식이다.

백서 제작이 어려운 이유

이유가 뭘까?

내 생각에 그건 백서를 제작하는

의뢰처의 중요도와

우선순위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기관장의 개인적 선호도에

따라 애초 확정된 기획이

뒤집히는 경우는 꽤 흔하고,

무엇보다 백서를 처음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막상 해보니까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희미하게) 알겠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왜 그렇게 제안 주셨는지 알겠네요. 그대로 갈게요.”

이 말은 거의 착수 시점에서 3-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나오곤 하는데, 이제는 처음

백서를 만드는 기관에 제안을 할 때는

이런 미래의 헛발질을 염두에 두고 처음부터

두 가지 버전의 기획안으로 플랜B를 준비해야

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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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이사장님의 지시 사항인 것이다..

 

백서 제작은 이론보다 실전이다.

일련의 흐름은 있지만 정답은 없어서

신념보다는 소통과 철학이

더 필요한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무엇보다 한정된 예산으로

어디에 힘을 줄 것인지를 배분하되,

적은 예산이기에 엄한 항목에도 예산이 허투루

나가지는 스스로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백서 제작을 의뢰받은 쪽의 딜레마는이렇다.

여러 번 백서 제작을 하다 보면

 기획 단계의

열정에도 불구하고 답안지는

 거의 정해져 있기에

예산의 구간별로 제작 가능한

몇 개의 결과물을

보여주고,

“시간이 없으니 이중에서 고르십시오”하는 것과,

정해진 타입의 범위 안에서라도

 어떻게든

차이점을 만들기 위해

시간과 시행착오라는,

곧 비용의 손해를 감수하고

‘제3의 길’을 걷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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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는 경우가 나을 때도 있다.

백서 제작 업체,

자부심의 출처는...

물론 이런 내적 갈등은

의뢰처에게는 관심 사항이 아니다.

하지만 같은 것을 매번 반복하는 것이라면,

엄청난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결국, 종이 한 장의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내서,

“우리는 이 돈으로도

이런 결과물을 만들었어요”

라고 자랑이라도 할 수 없다면,

백서 제작은 컨설팅이나

서비스 업종이 아닌,

제조업으로 분류해버려야 한다.

 

그런데 편집디자인도,

기획도 AI도 스스로 못하겠다고

항복한 분야가 백서 제작인 만큼,

공장에서 찍어내듯 만들든

예술품을 만들든 기획자는

머리를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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