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제작 뭐라도 만들어야 하는 건 알지만, 왜 만드는지는 모른다?
- 리퍼블릭 편집부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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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건이 일어났던 과정을 ‘하얗게’ 밝혀내는 백서(white paper)는 2025년에 어느 실무자가 갑자기 만들어내기에는 다소 오리무중인 성격의 일이다. 심지어 백서제작을 의뢰하면서도 “그런데 백서가 뭐예요?”하고 묻는 담당자도 있다.
공공기관에서 대개의 백서는 특정 과업에 대한 기록의 목적이다. 과업의 성과백서이거나 환경백서 같은 경우에도 목적은 매한가지다. “우리는 이 일에 대해 이렇게 대처했다.” 만든 사람이 딱히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만들어내는, 요컨대 작성자 중심의 관점과 의도된 내용이 필요한 성격의 편집물. 주변에 ‘보는 눈’이 많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실무자, 연구기관의 프로젝트 팀에서 주로 이러한 백서를 만든다.
문제는 이렇게 백서 제작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인쇄용 편집물을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을 때이다. 기획은 어떻게 해야 하며, 내용은 주로 뭘 써야 하는지, 백서를 만들 때 주요 집필자는 누가 되어야 하고, 누구의 말을 근거로 삼아야 하는지에 대한 건 물론이고 더 나아가 원고 구성을 내부에서 해야 할지 외부에 맡겨야 할지와 디자인을 해서 인쇄를 할 경우, 판형과 종이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한 지극히 실무적인 논의까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다년 간의 실무 경험에 빗대어 솔직히 말하자면, 백서 제작은 예산에 맞추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일의 범주가 거의 정해져 있다. 예산이 1천만 원인 백서를 만들면서 300페이지의 두툼한 양장본을 기대할 수는 없다. 물론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세상에 모든 일이 그렇듯 이 경우도 버려야 할 것과 취해야 할 요소들이 무엇인지, 내부 구성원이 중시하는 가치관에 따라 중요도를 매겼을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또 하나의 기준점은 입찰 유무. 2천만이라는 금액을 기준으로 그 이하는 수의계약, 그 이상은 입찰로 결정되는 건 다 아는 얘기지만, 편집 실무의 관점에서도 입찰로 들어간 백서 제작 프로젝트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추진 과정도, 의뢰하는 쪽의 기대치도 다르기 때문에 통상 ‘이렇게 한다’고 하는 업무 범위가 대략 정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래 포스팅은 여러 이정표가 눈앞에 놓인 백서 제작 담당 실무자가 짧은 시간 내에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정리했다. 요소가 복잡해보여도 백서 제작은 주어진 예산 범위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의 범주와 그렇지 않은 것을 결정할 수 있다면 생각보다 간단해진다. 백서 제작 기간이 평균 3~6개월 가량 걸리는 데다 백서 제작 대행사와 계약 이후 업무가 진행되면 생각보다 파도치듯 일이 몰려오므로, 사전에 제작 과정의 중요 변수가 무엇인지를 파악해두는 편이 시간과 비용 절약 면에서 유리할 것이다.
수의계약을 희망하는 기관이든, 입찰계약을 희망하는 쪽이든 실제 백서 제작 대행사가 실무를 어떻게 처리하는 지를 알아두면 나중에 결과물이 나왔을 때 완성도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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