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출판 계약 — ISBN, 판권, 인쇄비의 관계
- 리퍼블릭 편집부

- 2월 3일
- 2분 분량

자비출판 계약, — ISBN, 판권, 인쇄비의 관계
자비출판 상담을 하다 보면 비슷한 용어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ISBN은 받고 싶은데 서점 유통은 안 하겠다, 판권은 내가 갖고 싶은데 전자책은 출판사에서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요청이 가능한 건지, 가능하다면 비용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막상 물어보려니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핵심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자비출판에서 가장 큰 분기점은 '서점 유통 여부'입니다. 서점에 책을 넣느냐 안 넣느냐에 따라 계약 구조, 받을 수 있는 책의 부수, 판권 귀속까지 전부 달라집니다.
서점 유통을 하지 않는 경우, 출판사는 ISBN을 받아 책을 만들어주고, 인쇄된 전량을 저자에게 넘깁니다. 100부를 찍었으면 100부 전부 저자 몫입니다. 계약도 인쇄가 완료되는 시점에 종료되고, 이후 판매에 대한 책임과 권한은 전적으로 저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은 물론이고 판권까지 저자가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반면 서점 유통을 선택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출판사는 서점 공급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저자에게 돌아가는 책은 보통 20~25부 정도의 저자 증정본으로 제한됩니다. 대신 교보문고나 예스24 같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책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 출판사가 일정 기간, 보통 1년 동안 유통권을 갖고 판매를 대행합니다.
여기서 많이들 헷갈리는 게 ISBN과 서점 유통의 관계입니다. ISBN은 책의 고유번호일 뿐, 서점 유통과 자동으로 연결되는 건 아닙니다. ISBN을 받아도 서점에 넣지 않을 수 있고, 그렇게 하면 인쇄 부수 전량을 저자가 가져갈 수 있습니다. 다만 ISBN을 받은 책은 도서정가제 적용을 받기 때문에, 등록한 정가와 너무 동떨어진 가격으로 판매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알아두셔야 합니다.
전자책만 출판하고 종이책은 유통하지 않겠다는 선택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습니다. 다만 이 경우 종이책 판권은 저자가, 전자책 유통권은 출판사가 갖는 식으로 계약이 복잡해질 수 있어서,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방식은 아닙니다.
추가 인쇄에 대해서도 미리 파악해두면 좋습니다. 서점 유통 없이 자비출판으로 진행하면 출판사와의 계약은 초판 인쇄 시점에 종료됩니다. 이후 추가로 책이 필요하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출판사에 재인쇄를 의뢰하는 것으로, 권당 8,000~8,500원 정도의 인쇄비가 듭니다. 다른 하나는 출판사로부터 인디자인 원본 파일을 받아서 다른 곳에서 직접 인쇄하는 방법입니다. 다만 간소화된 디자인으로 진행한 경우에는 이후 커스텀이 어려울 수 있으니, 처음부터 어느 수준의 디자인으로 갈지 결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약서는 조건이 확정된 후에 요청하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출판사가 표준 계약서를 쓰지만, 서비스 범위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개별 조율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상담 내용을 본인 나름대로 정리해서 "이런 조건으로 진행하고 싶다"고 명확히 전달하면, 그에 맞는 계약서 초안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워드 문서로 초안을 먼저 검토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서점 유통 여부를 먼저 정하고, 그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부수와 판권 구조를 확인하고, 추가 인쇄 계획까지 염두에 두고 계약 조건을 협의하면 됩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내가 뭘 원하는지"를 명확히 하면 출판사도 그에 맞는 선택지를 제시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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