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윤문 후 출판,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 리퍼블릭 편집부
- 9월 23일
- 1분 분량

휴일에 걸려오는 문자와 전화 문의는
대부분 곤혹스럽습니다.
자신조차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채
전문가에게 값없이 정보를 얻고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는 이들이
꽤 많기 때문이죠.
이해는 갑니다. 탐색 비용도 귀찮은
이들이 있거든요. 인생이 공허한 사람도
많고요. 특히 책을 내려고 하는 부류는
일반적인 부류라고 볼 수는 없어서,
보통의 관계망에서 발견되기 어려운
'인간군'이 종종 나타납니다.
가장 괴로운 경우는 이런 경우죠.
내가 글을 썼다, 전체적으로 '퀄리티'를 높이고
싶은데 윤문하는 비용이 얼마냐.
글을 썼다고 해서 열어보면
챗지피티로 자료를 돌린 수준입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닌데, 문제는 안목입니다.
챗지피티로 돌린 글이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사람이
자기 원고가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건지
모르겠거든요.
애초에 챗지피티만으로 쓴 글은 방향이
다른데, 예컨대 내가 서핑을 배웠는데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사에게 와서, 물 위에서 호흡하는
법을 가르쳐달라는 격이니까요.
챗지피티가 더 잘 쓰는 글은 분명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가 쓴 글이 어떤 방향을 지향하는지조차
모르면서, 단순히 글의 퀄리티만 높여달라는 분께
저는 정중하게 상담을 거절합니다.
다짜고짜 집필 비용을 깎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챗지피티로 '비용 없이' 글을 썼으니,
작가의 노동력 또한 공짜로 수렴될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건 역시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내 글을 AI한테 탈고시킨 것 그대로가 아니라
마지막에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고
대부분 생각하는 걸 보면, 다들 그 글이 뭔가 이상하다는 건
이제 눈치채기 시작한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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