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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출판, 수백권을 인쇄할 필요가 없는 이유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23시간 전
  • 2분 분량

안녕하세요, 리퍼블릭미디어 에디터입니다.

얼마 전, 상담을 오신 한 작가님께서 깊은 한숨과 함께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5년 전에 책을 한 번 냈었어요. 최소 500부는 찍어야 된대서 찍었는데... 지금 그 책들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제베란다 창고에요. 이사 갈 때마다 아주 짐짝입니다."

출판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장 가슴 아픈 이야기입니다. 내 인생의 지혜를 담은 소중한 책이, 누군가에게 읽히지도 못한 채 '라면 냄비 받침'이나 '이사 짐' 취급을 받는 현실. 과거 자비출판 시장에서는 흔한 비극이었습니다. 인쇄기의 원리상, 한 번 돌릴 때 대량으로 찍어내지 않으면 단가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2026년의 출판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재고 걱정? POD가 해결해 드립니다"

이제는 책을 내기 위해 수백만 원을 들여 수백 권을 집에 쌓아둘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POD(Print on Demand, 주문형 인쇄) 기술 덕분입니다.


서점에 책이 진열되지는 않지만, 독자가 온라인 서점에서 주문 버튼을 누르는 '그 순간' 책이 인쇄되어 배송됩니다. 작가 입장에서는 초기 인쇄 비용이 '0원'에 수렴하고, 재고 부담은 아예 사라집니다. 1권이 팔리면 1권을 찍고, 100권이 팔리면 100권을 찍으니 낭비가 없죠. 실속파 작가님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시스템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중요한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어? 그럼 원고만 넘겨서 POD로 대충 찍으면 되겠네?"

바로 이 생각입니다. 기술이 좋아져서 누구나 책을 '찍을' 수는 있게 되었지만, 그것이 곧 누구나 '좋은 책'을 만든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쇄소 말고, 진짜 출판사를 찾으셔야 합니다"

POD 출판 대행업체 중에는 말 그대로 기계적으로 '인쇄'만 해주는 곳이 많습니다. 오타가 있어도, 문맥이 어색해도, 표지 디자인이 촌스러워도 그대로 찍혀 나옵니다. 결과는 어떨까요?

서점 DB에는 등록되지만, 독자들은 클릭하지 않습니다. 제목은 밋밋하고, 목차는 지루하며, 디자인은 아마추어 티가 나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만 아는 책'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인쇄 방식은 POD를 쓰더라도, 책을 만드는 과정만큼은 정통 단행본을 만드는 프로세스를 따라야 합니다.

이것이 리퍼블릭미디어가 고집하는 철학이기도 합니다.


  • 독자가 읽고 싶은 콘셉트인가? (기획)

  • 문장은 매끄럽고 가독성이 좋은가? (윤문/교정)

  • 서점 매대에 놓였을 때 눈길을 끄는가? (디자인)

우리는 POD라는 가벼운 그릇에 담더라도, 그 안에 담기는 요리는 5성급 호텔 셰프가 만든 것처럼 정성스럽게 기획합니다. 단순히 원고를 받아 넘기는 '오퍼레이터'가 아니라, 작가님의 글이 시장에서 통하도록 다듬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죠.

당신의 원고, '물성'을 입고 날아오르도록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나눠주기 위한 기념품 같은 책이라면, 굳이 기획이 필요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단 한 명이라도 낯선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재고는 없애고(POD), 퀄리티는 높이는(기획) 것. 이것이 요즘 시대의 가장 똑똑한 자비출판 방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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