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출판, 이것만 알면 됩니다
- 리퍼블릭 편집부

- 11월 10일
- 2분 분량

"제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고 싶어요." 편집 일을 하다 보면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평생 쌓아온 전문 지식을 나누고 싶은 분, 가족에게 인생 이야기를 물려주고 싶은 분, 오래 품어온 소설을 세상에 내놓고 싶은 분까지. 그런데 막상 출판사 문을 두드리면 "상업성이 없다"는 말에 발걸음을 돌리게 되죠. 그럴 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바로 자비출판입니다.
자비출판은 저자가 비용을 부담해 책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일반 출판사가 투자해서 책을 내는 것과 달리, 내가 주인이 되어 모든 과정을 결정할 수 있죠. 하지만 처음 책을 내는 분들은 "대체 얼마나 들까요?", "언제쯤 손에 쥘 수 있나요?", "저작권은 누구 거예요?"라는 질문 앞에서 망설이게 됩니다. 이 세 가지만 확실히 알고 시작하면 자비출판이 훨씬 명쾌해집니다.
비용, 생각보다 천차만별입니다
자비출판 비용은 정말 다양합니다. 200만 원대에서 1,00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까지 있으니까요. 이렇게 차이가 나는 이유는 어떤 서비스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은 편집, 디자인, 인쇄입니다. 원고를 다듬는 편집비는 분량에 따라 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가 일반적이에요. 표지와 본문을 디자인하는 비용은 8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 잡으시면 됩니다. 인쇄비는 부수와 제본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데, 200부 기준 소프트커버로 만들면 100만 원 안팎, 양장본은 150만 원 이상 생각하셔야 합니다.
여기에 ISBN 등록비(약 5만 원), 유통망 등록비(출판사마다 다르지만 50만-100만 원), 마케팅 비용이 더해집니다. 처음부터 큰 규모로 시작하기보다는 꼭 필요한 부분에 집중해서 300만-500만 원 정도로 시작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나중에 반응을 보고 추가 인쇄를 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기간은 최소 3개월, 여유 있게 6개월
"다음 달 아버지 칠순 선물로 드리고 싶은데요." 이런 말씀을 하시면 솔직히 난감합니다.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원고를 넘겨받은 후 편집 작업에 보통 4주에서 8주가 걸립니다. 단순히 맞춤법만 고치는 게 아니라 문장을 다듬고, 구성을 조정하고, 저자와 여러 차례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이니까요. 편집이 끝나면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는데 이것도 3주에서 4주는 봐야 합니다. 표지 시안만 해도 몇 번의 수정을 거치게 되고, 본문 편집도 저자의 확인을 받아야 하니까요.
인쇄와 제본에는 2주 정도 소요되고, 유통망에 등록하고 서점에 책이 깔리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5개월 전에는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저작권, 당연히 저자의 것입니다
자비출판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겁니다. 저작권이 100% 저자에게 있다는 것. 일반 출판사와 계약하면 인세를 받는 대신 저작권 일부를 양도하거나 독점 출판권을 주게 되지만, 자비출판은 다릅니다. 당신이 비용을 부담한 만큼 모든 권리도 당신 것이죠.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자비출판 대행사와 계약할 때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셔야 해요. 일부 업체는 유통 대행 조건으로 몇 년간 독점권을 요구하기도 하거든요. "계약 기간 동안 다른 곳에서 출판할 수 없습니다"라는 조항이 있다면 반드시 기간을 확인하세요. 2~3년이 일반적이고, 이후에는 자유롭게 다른 출판사와 계약하거나 재출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하나, 디자인 원본 파일도 받아두셔야 합니다. 표지와 본문 디자인 파일이 저자에게 인계되는지 확인하세요. 나중에 재인쇄하거나 전자책으로 만들 때 꼭 필요한 자산이니까요. 계약서에 "디자인 원본 파일 제공"이라고 명시되어 있는지 보시고, 없다면 추가 요청하시는 게 좋습니다.
시작은 명확한 목표 설정부터
자비출판을 결심하셨다면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이 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가족과 지인에게 나눠줄 소량이면 100부만 찍어도 충분합니다. 서점 유통까지 원한다면 최소 300부는 준비해야 하고요. 목표가 명확하면 비용 계획도 세우기 쉽습니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합니다. 자비출판 대행사마다 서비스 범위와 가격이 다르니 최소 2~3곳의 견적을 비교해보세요. 가장 저렴한 곳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보고 내 책을 잘 만들어줄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게 현명합니다. 직접 편집자나 디자이너를 섭외하는 방법도 있지만, 처음이라면 전 과정을 관리해주는 출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안전합니다.
당신의 이야기는 책이 될 자격이 충분합니다. 비용과 기간, 저작권만 제대로 이해하고 시작한다면 자비출판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몇 달 후 당신의 이름이 새겨진 책을 손에 쥐는 순간, 그동안의 과정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지 깨닫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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