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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대필 챗지피티가 쓴 글이 더 완벽하다?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10월 23일
  • 2분 분량

예전애 책을 써야 한다고 하면

얼굴이 사색이 되곤 했습니다.

"책 쓰는 게 보통 일이 아닌데..."

평균 이상으로 똑똑해서 사회적으로 지명도가

있는 직업군의 분들도, 막상 책쓰기 앞에서

저어하셨던 시절이 엊그제였는데,

 세상이 바뀌었죠.

이제는 너도나도 책을 쓰겠다며 원고 뭉치를

메일로 보냅니다.

챗지피티 덕분에 글쓰기가 편해졌고

어느 정도 기획도 도와주다보니,

 그렇게 나온 글이

어딘가 세련되어보이고

왠지 출판 가치가 있어보이니

일단 출판사에 투고하고 보는 겁니다.

투고 형태의 출판을 하시는 분이야

그렇다 쳐도 자비출판을 하시겠다는 분이라면

챗지피티를 너무 믿어선 곤란합니다.

나름 애써서 정리된 원고를 보면서

"이건 출판가치가 없네요"라고 말하는 건 생각보다

곤혹스러운 일입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챗지피티는 너무 '완벽하게'정형화된 글을 써주거든요.

인간의 생각 구조는 크게 시스템1과 시스템2로

나뉜다고 하죠. 시스템1은 감정과 직관의 영역으로

이 영역에서 확신이 들면 시스템2가 이를 이성적

합리적 언어로 분석해서 결론을 내립니다.

쉽게 말해 시스템 1은 사유, 통찰의 영역이라면

시스템2는 분석, 통합의 기능적 영역인 셈인데요.

챗지피티의 역할은 시스템2에 매우 탁월합니다.

내가 시스템1로

 통찰한 것을 시스템2로 표현을

해주는데, 그러나 여기서도

 챗지피티는 트랜지스터의

전기적 신호에 불과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있어요.

챗지피티가 쓴 글을 가만히 보면 공장에서

패턴으로 조립을 하듯 글을 쓴단 말이죠.

수학적 규칙에 따라 쓴 글을 읽었을 때 인간은

아무런 깨우침을 얻지 못합니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유튜브로 얻기 어려운 이런 유의

통찰과 지혜를 얻기 위함인데 챗지피티가 쓴 글을

읽으며 이런 경험을 하기 어렵습니다.

아마 챗지피티를

오래 써온 분들은 눈치챘을 겁니다.

챗지피티가 정리는 꽤 잘하는데, 글쓰는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말이죠...

시스템1에서

도출된 직관은 때로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불완전하고 불가해해보이는

생각이 역발상의 물꼬를 트는 경험을

우리는 살면서 여러번 하게 됩니다.

챗지피티가 쓴 글은

'의외성'이라는 게 없습니다.

예측 가능하고,

읽어보면 수긍할 수밖에 없는 글을 쓰죠.

얘기가 돌았는데,

결론은 책 출판을 위한

책쓰기가 아니라면,

 내 경험과 지혜와 전문성을

기계에게 맡기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닙니다.


ree

엊그제 성남시 모 정치인 저자님을 인터뷰 하러

가는 길에 버스에서 어떤 아주머님 두 분 대화가

재미있더군요.

​"요즘은 뭐 정보 같은 것도 그 뭐냐 에이아이한테물어보면 다 대답해주대."​"그러게. 옛날에는 검색을 해야 알았는데 이놈이원체 똑똑해서 나도 아주 유용하게 써"

그러나 에이아이가 환각도 있고 아첨을 하며

때로는 거짓말도 한다는 걸 이 분들은 아직 모르고

있는 거죠. 그러나 버스에 탄 아주머니도 에이아이를

언급할 정도라면 책을 읽는 진중한 독자들은 오죽하겠습니다.

챗지피티가 쓴 책은 아마 초등학생도 비웃을 정도로

쉽게 탄로나고 말 것입니다.

요컨대 아직까지 책은 손으로 써야 하는

시대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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