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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출판 원고, 퀄리티를 살리려면 이렇게 편집하세요!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3일 전
  • 2분 분량

자비출판을 준비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원고를 '완성'했다고 생각하는 시점과 실제로 책이 될 수 있는 원고 사이에 꽤 큰 간극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편집자로서 수많은 자비출판 원고를 검토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원고를 쓸 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핵심 원칙들을 정리해본다.


첫째, 목차를 먼저 잡고 전체를 한 번 써 내려가는 것은 맞다. 다만, 그것은 '초고'일 뿐이다. 많은 분들이 에피소드를 조각조각 먼저 적고, 그것을 목차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원고를 쓴다. 이 방법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경험과 사례 중심의 글에서는 효과적인 접근이다. 문제는 이렇게 완성한 원고를 '다 썼다'고 생각하는 데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경우, 이 단계의 원고는 전체 뼈대를 잡은 것에 불과하다. 여기서부터 살을 붙이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분량에 대한 현실적인 감각을 가져야 한다. 일반적인 단행본 한 권의 분량은 책으로 편집했을 때 200~250페이지 정도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워드(Word)와 한글(HWP) 프로그램의 페이지 수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이다. 워드는 한글 프로그램에 비해 같은 페이지에 들어가는 글자 수가 적다. 줄 간격이나 글자 밀도가 상대적으로 헐겁기 때문이다. 워드로 90페이지를 썼다고 해서 책 한 권 분량이 나온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실제로는 그 1.5배에서 2배 정도의 원고량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셋째, 축약하지 말고 친절하게 써야 한다. 이것이 자비출판 원고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문제다. 저자 본인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내용이다 보니 중간 과정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특정 기업과의 프로젝트 경험을 이야기한다면 그 기업이 어떤 사업을 하는 곳인지, 나와 어떤 관계로 일하게 되었는지, 그 프로젝트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이 정도는 다 알겠지'라는 생각이 가독성을 가장 크게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내가 아는 것을 독자도 안다고 가정하는 순간, 글은 일기장이 된다.


넷째, 전문 용어는 반드시 풀어쓰거나 부연 설명을 달아야 한다. '워런티 계약', '유상 옵션', '보고 라인과 승인 라인' 같은 업계 용어를 아무런 설명 없이 사용하면, 같은 업종에 종사하지 않는 독자는 그 문단을 건너뛰게 된다. 해결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본문 안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쓰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비용을 추가해서 보증 기한을 늘리는 유상 옵션을 넣는다 해도 그 기한은 최대 3년에 불과하다"처럼 쓰면 별도의 설명 없이도 독자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본문 하단에 주석을 다는 방법이다.


다섯째, 장(chapter)과 장 사이의 연결감은 나중 문제가 아니다. 에피소드를 먼저 쓰고 목차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작업하면, 장 사이의 흐름이 끊기기 마련이다. 물론 세부적인 연결은 편집 단계에서 다듬을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 '풀어쓰기' 작업을 하면서 각 에피소드의 맥락을 충분히 설명하면, 연결감 문제도 상당 부분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맥락이 풍부해지면 글의 흐름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여섯째, 워드 프로그램을 사용하신다면 양쪽 정렬 설정을 기본으로 해두길 권한다. 왼쪽 정렬 상태에서는 문단의 분량감이나 단락 구분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 나중에 편집 작업이 복잡해진다. 작은 설정 하나지만, 원고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자비출판 원고는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에서 출발하되, '독자가 읽을 수 있는 글'로 도착해야 한다. 초고를 완성했다면 그것은 절반을 온 것이다. 나머지 절반은 축약된 부분을 풀어쓰고, 전문 용어를 설명하고, 장과 장의 맥락을 연결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원고의 분량은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편집자가 손을 대더라도 저자의 목소리가 살아 있는 책이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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