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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대행, 표지디자인은 어떤 기준에서 골라야 할까

  • 작성자 사진: 리퍼블릭 편집부
    리퍼블릭 편집부
  • 4일 전
  • 2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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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출판대행을 맡기면서 처음 겪게 되는 큰 관문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표지 디자인 결정'입니다. 원고를 넘기고 나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이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표지 구조부터 낯설다

처음 디자인 시안을 받으면 당황스럽습니다. 표지가 펼쳐진 채로 오거든요. 앞표지, 책등, 뒷표지, 그리고 날개까지 모두 펼쳐놓은 형태입니다.

"이게 접히는 부분인가요, 표지인가요?"

책을 손에 들었을 때 보이는 부분과 날개 안쪽으로 접히는 부분을 구분하는 것부터 혼란스럽습니다. 양쪽 끝 날개 부분은 책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니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영역이지만, 전체 디자인 파악을 위해서는 함께 봐야 합니다.

예시와 다른 시안의 간극

참고 자료로 마음에 드는 책 표지를 보내면, 그걸 참고한 시안 3개 정도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받아보면 예상과 다릅니다.

"첫 번째는 비슷한데, 두 번째 세 번째는 느낌이 많이 다른데요?"

출판사 측에서는 "완전히 똑같이 들어갈 수는 없으니까요. 어느 정도 영감을 받는 수준"이라고 설명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저작권 문제도 있고, 우리 책만의 정체성도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저자 입장에서는 '내가 원한 게 이건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색감이라는 주관의 영역

가장 애매한 부분이 색감입니다.

"이 색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물어보면 대부분 "트렌드를 감안해서 잡은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색감은 지극히 주관적인 요소라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색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럼 어떤 색이 좋을지 또 막막합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의 색 배합은 이미 거의 다 구현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마음에 드는 책 표지를 찾아서 "이런 색 배합으로 해주세요"라고 하면 똑같은 레이아웃에 색만 바꿔줄 수 있습니다.

최후의 선택: 미러링

세 개 시안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마지막 기회가 있습니다. 다른 책 표지를 예시로 주면 거의 99% 동일하게 미러링해주는 방식입니다. 저작권 이슈가 없는 선에서요.

"셋 다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마지막 기회는 미러링밖에 없다는 말씀이시죠?"

이 질문이 담고 있는 무게감이 느껴지시나요? 출판사 입장에서는 이미 세 번의 제안을 했고, 저자 입장에서는 '이게 마지막 기회구나'라는 부담감이 생깁니다.

크기와 비율의 함정

화면으로 보는 표지 디자인은 실물과 다릅니다. 펼쳐진 상태로 보니 실제 책이 되었을 때의 비율이 가늠되지 않습니다.

"이 책은 세로가 긴데, 날개를 접으면 가로가 좀 늘어나지 않나요?"

원하는 책 크기가 있다면 그 책의 가로세로 사이즈를 직접 재서 전달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초보 저자는 이런 디테일까지 챙기기 어렵습니다.

결정의 어려움

"색감 빼고는 다 괜찮은 것 같은데..."

이런 애매한 상황이 가장 곤란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은데, 뭔가 하나가 걸립니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수정해달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폰트를 바꿀까? 색을 바꿀까? 아니면 레이아웃 자체를 다시 잡을까? 각각의 선택지가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저자가 준비하면 좋은 것들

이런 과정을 겪어보니, 표지 디자인 협의 전에 미리 준비하면 좋겠다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 마음에 드는 책 표지 3~5개 수집: 색감, 레이아웃, 폰트 등 각각 마음에 드는 요소가 명확한 것들로

  • 선호하는 색상 팔레트 정리: 단순히 "밝은 색", "차분한 색"이 아니라 구체적인 색 조합

  • 책의 분위기와 타깃 독자 명확화: 전문적인지, 대중적인지, 감성적인지, 실용적인지

  • 참고 서적의 실물 사이즈 측정: 원하는 크기가 있다면 미리 재서 전달

표지는 독자가 책을 처음 만나는 창입니다. 그 중요성을 알기에 신중해지고, 신중해지다 보니 결정이 어려워집니다. 출판대행사와의 소통에서 이런 어려움은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완벽을 추구하되, 어느 순간에는 결정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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