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백서 제작,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 리퍼블릭 편집부

- 2일 전
- 3분 분량

기관 백서 제작,
무엇부터 준비해야 할까
'백서를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회의 테이블에서 누군가 이렇게 말하면, 대개는 '좋은 생각이네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하지만 막상 백서 제작을 추진하려고 하면 막막함부터 찾아온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예산은 얼마나 필요한지, 기간은 얼마나 걸릴지 가늠이 서지 않는다. 백서 제작을 고민하는 기관 담당자들이 사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본다.
콘텐츠 준비 상태부터 점검하라
백서 제작 견적을 문의할 때 가장 먼저 듣는 질문이 있다. "콘텐츠는 준비되어 있나요?"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제작 비용과 기간이 크게 달라진다.
이미 원고가 완성되어 있고 자료도 정리되어 있다면 디자인과 편집, 인쇄에만 집중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관은 백서 제작을 결정한 시점에 구성조차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어떤 내용을 담을지, 어떤 순서로 배치할지, 어떤 자료를 활용할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만약 콘텐츠를 전혀 준비하지 못한 상태라면, 제작사의 기획과 집필 지원이 필요하다. 이 경우 제작 기간은 최소 4~5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잡아야 한다. 담당자가 본업을 수행하면서 백서 작업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검토와 수정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취재와 촬영, 필요한가 신중하게 판단하라
백서의 성격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바로 취재와 촬영이다. 단순히 사업 성과를 정리하고 통계 자료를 제시하는 수준이라면 별도의 취재 없이도 제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싶거나, 대표 및 임원 인터뷰를 포함하고 싶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취재 요소가 들어가면 제작 비용은 급격히 상승한다. 200페이지 분량에 100부를 제작한다고 가정했을 때, 취재와 촬영이 없다면 1천만 원에서 1천2백만 원 선에서 제작이 가능하다. 하지만 전국 단위 취재나 화보 촬영, 다수의 인터뷰가 필요하다면 2천만 원 이상을 예상해야 한다.
물론 비용만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백서가 단순한 실적 보고서를 넘어 기관의 가치와 비전을 보여주는 브랜딩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면, 취재와 촬영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 백서의 목적과 활용 방안을 먼저 명확히 한 뒤 필요한 요소를 결정해야 한다.
구체적인 사양을 미리 정하라
견적을 받기 전 최소한 다음 사항은 결정해두는 것이 좋다. 페이지 수, 제작 부수, 판형, 그리고 제본 방식이다. 이 네 가지는 제작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페이지 수를 정할 때는 담고 싶은 콘텐츠의 양을 먼저 가늠해봐야 한다. 보통 기관 백서는 150페이지에서 250페이지 사이가 일반적이다. 지나치게 얇으면 내용이 부실해 보이고, 너무 두꺼우면 제작비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독자의 부담도 커진다.
제작 부수는 배포 대상을 고려해 결정한다. 내부 임직원, 유관 기관, 협력 단체 등 백서를 받아볼 대상을 리스트업하면 적정 부수를 산출할 수 있다. 다만 최소 제작 부수가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소량 제작이 필요하다면 POD(주문형 인쇄) 방식도 검토해볼 만하다.
일정은 여유 있게, 예산은 넉넉하게
백서 제작은 예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기획부터 인쇄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어도 4~5개월, 현실적으로는 6개월 정도를 잡아두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연말이나 연초처럼 업무가 몰리는 시기를 피하는 것이 좋다.
예산도 마찬가지다. 최소 견적에 맞춰 예산을 확보하면, 작업 과정에서 추가 요구사항이 생겼을 때 난처해진다. 초기 계획보다 페이지가 늘어나거나, 고급 용지로 변경하거나, 부수를 늘려야 하는 상황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견적의 20~30% 정도는 여유분으로 확보해두는 것이 현명하다.
제작사 선정, 포트폴리오보다 소통이 중요하다
백서 제작사를 선정할 때는 포트폴리오만 보지 말고, 실제로 통화하거나 미팅을 해보는 것이 좋다. 백서 제작은 긴 호흡의 작업이다. 몇 달 동안 수없이 소통하고 조율해야 하는 만큼, 담당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견적을 문의할 때 단순히 금액만 물어보지 말고, 담당자가 프로젝트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질문하는지 살펴보라. 좋은 제작사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꼼꼼하게 질문한다. 페이지 수, 콘텐츠 준비 상태, 취재 필요 여부, 완료 시점 등을 세세하게 묻는다면, 그만큼 전문성이 있다는 증거다.
백서는 기관의 과거를 기록하고 현재를 점검하며 미래를 설계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다. 하지만 준비 없이 섣불리 시작했다가는 예산과 일정을 초과하고, 결과물의 품질도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왜 백서를 만드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갖는 것이다. 단순한 실적 정리가 목적인지, 대외 홍보 자료로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조직의 정체성을 담은 아카이브로 남길 것인지에 따라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목적이 분명하면 필요한 요소도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그 다음은 충분한 시간과 예산을 확보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일이다.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기관의 가치를 제대로 담아낸 백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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